작년 8월부터 매달 10억씩 투자, 지분율 3.77%로 확대…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주목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제과 주식을 또다시 매입했다. 이에 따라 동생인 신동빈 롯데 회장과 지분 격차는 불과 1.57%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주=일본, 신동빈=한국’ 공식을 깨고 두 형제 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동주 부회장은 롯데제과 주주총회(21일) 직전인 지난 18~20일 약 10억원을 들여 롯데제과 568주(지분율 0.04%)를 장내매수했다. 이에 따라 그의 롯데제과 지분은 지난해 8월 3.52%에서 3.77%까지 높아졌다.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6.83%(9만7057주), 아우인 신동빈 회장이 5.34%(7만5850주)를 보유한 것과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신 부회장이 롯데제과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부터다. 2009년 2월 이후 지분율 변동이 없다가 4년6개월의 공백을 깨고 롯데제과 643주(0.04%)를 사들였다. 이는 공교롭게도 지난해 7월 중순 신 부회장의 일본 롯데가 태국에 제과공장을 준공한 직후 롯데 과자 브랜드 전략을 일본에서 주도하겠다고 선언한 시기와 맞물린다. 이후 신 부회장은 한 달에 한 번꼴로 10억원가량을 들여 롯데제과 지분을 매입했다.
롯데제과는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롯데그룹의 모태기업이다. 게다가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알미늄→롯데제과’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 고리의 핵심부문이기도 하다. 이처럼 롯데제과가 갖는 상징성이 큰 만큼, 신 부회장이 한국 롯데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롯데제과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92세의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과 한국을 번갈아 방문하는 ‘셔틀경영’을 포기할 만큼 기력이 쇠해졌다는 것도 이 같은 해석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 실제 신 부회장과 신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내 지주사 격인 롯데쇼핑 지분율이 각각 14.58%, 14.59%로 0.01%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고 다른 계열사에 대해서도 상호 지배력이 팽팽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과 한국 모두 롯데그룹 모기업이 롯데제과이기 때문에 롯데제과의 상징성이 크다”며 “신동주 부회장은 제과사업에 대한 관심이 많아 지분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늘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영권 분쟁이 붙으려면 롯데제과 하나를 놓고 지분이 경쟁적으로 늘어야 하는데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과 미도파 합병 시 상호출자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주식을 사들인 것 외에는 롯데제과 주식을 산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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