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해 일본 증시의 급등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발목을 잡는 존재가 되고 있다.
지난해 57%나 급등한 일본 증시가 올해 들어 글로벌 시장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성과에 그친 것은 아베 총리의 3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에 대한 기대감 하락과 함께 연이어 불거지는 주변국과의 갈등이라는 때문이라는 글로벌 투자업계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미국 경제 채널 CNBC가 최근 전했다.
마이클 크레츠머 펠라고스 캐피탈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해외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교역상대국인 중국과 관계가 훼손되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아시아 인접 국가와의 갈등이 현실화된다면 투자자들은 중국과 연관이 많은 주식을 바로 매도하고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 들어 최근까지 일본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 규모가 9000억엔이나 된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해외에서 일본 증시로 유입된 자금이 15조1000억엔에 달하며 증시 상승을 부추겼었다.
해외 투자자들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나 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올해 니케이지수의 하락률은 12%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증시하락률 2%에 뒤지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일부 발 빠른 헤지펀드들이 일본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들리고 있다. 주가 하락시 수익을 얻기 위한 외국인의 선물 매도 규모도 9000억엔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세계 연기금과 헤지펀드를 상대로 리스크관리를 컨설팅하는 악시오마의 올리버 다시어 이사는 "해외 투자자들은 충분한 이익을 냈기 때문에 매도에 나선 것"이라고말하면서도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아직 투자이익 회수에 나서지 않은 해외 투자자들 역시 일본 증시 투자 전략에 미묘한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해 급등한 소비재주 등을 매각하고 경기방어적인 업종과 종목에 관심을 보이는 기울이는 식이다.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문제가 생길경우에 대한 출구도 마련하고 있다는 모양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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