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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月出山, 흥건한 달빛이 춤을 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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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 달맞이 여행

영암 月出山, 흥건한 달빛이 춤을 추네 달빛에 물든 월출산은 모정마을의 정자 운풍정과 모정지에서 볼 때 가장 아름답다. 월출산 위로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면 모정지에 비친 달빛이 출렁 춤을 추고(맨위), 모정마을에서는 해와 달이 뜨고 지는 것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위두번째)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월출산(가운데), 죽정마을의 돌담에 핀 매화(네번째), 왕인박사 유적지에 낙화한 동백(맨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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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달(月)'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전남 영암입니다. 모정마을의 운치 있는 정자 원풍정과 모정지에도, 구림마을의 초가지붕 위에도 둥글고 밝은 달이 떠오릅니다. 달이야 어디에서도 볼 수 있지만, 영암에서 만나는 달은 어쩐지 다른 곳에서 보는 그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바로 영암의 달을 극적으로 만드는 월출산(月出山)이 있기 때문이죠. 어둠에 잠긴 월출산 암봉 뒤편에서 달이 떠오르면, 영암의 들판과 저수지는 달빛이 가득 고여 춤을 춥니다. 어디 달빛 뿐일런지요. 천황봉을 붉게 물들이며 솟는 일출은 가히 장관이라 해도 넘치지 않습니다. 덕진마을의 차밭엔 파릇파릇 새순이 돋고, 월출산 아래 천년 도량 도갑사 계곡엔 폭포수가 우렁차게 흘러내립니다. 달 밝은 밤, 죽정마을의 옛스런 돌담길에서 마주친 매화는 길손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돌담 너머로 번지는 그윽한 매화향기. 그야말로 봄 밤입니다.
 
◇월출산 달빛에 취하고 일출에 넋 잃고월출산만큼 '보는 자리'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의 산도 드물다. 영암의 들녘에 우뚝 솟은 월출산은 다가서 보면 기기묘묘한 암봉과 힘찬 능선에서 근육질의 기운이 느껴진다. 멀리 물러서 보면 가로막는것 없이 월출산의 전신이 통째로 드러난다. 이런 월출산이지만 최고의 풍경은 이름에 걸맞게 달이 뜰때의 아름다움이다. 한 번이라도 영암 땅에서 흥건한 달빛에 취해 본 적이 있다면 정취가 남다르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영암 月出山, 흥건한 달빛이 춤을 추네 월출산


달빛에 물든 월출산은 군서면 모정마을에서 볼 때 가장 멋지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월출산 위로 뜬 달과 모정지에 비친 달빛은 그야말로 최고로 꼽는다.

보름이였던 지난 주말 모정마을을 찾았다. 김창오 행복마을 추진 위원장이 길안내를 자청했다. 그의 집은 '월인당'이다. '달빛이 도장처럼 찍히는 집' 이라니 보름달이 뜨는 날이 단연 최고일터. 누마루에 앉으면 동쪽으로 월출산이 우뚝하고 그 위로 보름달이 뜨면 앞마당에 달이 도장을 박은 듯 환하다. 이런 날에 풍류가 저절로 생겨난다. 누마루에 앉아 소박한 상 위에 찻잔 하나만 얹어놓으면 더할 나위가 없다.


둥실 떠오른 달빛의 정취에 이끌려 월인당을 나서 봄 바람을 따라 모정지로 향했다. 그윽한 자태로 모정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정자 원풍정(願豊亭)이 나타났다. '풍년을 기원한다.'는 소박한 뜻의 정자다.

원풍정 기둥에는 이른바 '원풍정 12경'을 적은 편액이 걸려 있다. 지남들녘에 내리는 밤비(指南夜雨), 구림마을의 아침밥 짓는 연기(鳩林朝烟), 도갑사에서 들려오는 석양의 종소리(岬寺暮鍾) 등이다. '12경'은 모정마을 벽에 시와 그림으로도 풀어 놓았다.

영암 月出山, 흥건한 달빛이 춤을 추네 학파제1저수지에서 바라본 일출


모정마을에서는 해와 달이 뜨고 지는 것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어떤 이는 월출산 위로 솟는 달이 모정지에 담길 때, 또 다른 이는 해가 수면을 붉게 물들이때가 아름답다고들 한다.


"월출산 위로 둥실 솟아오른 달이 저수지에 교교한 빛을 풀어놓는 장면은 기가 막히다"며 김씨는 달빛의 월출산에 엄지를 세웠다.


"달이 뜬다 둥근둥근 달이 뜬다/월출산 천황봉에 둥근 달이 뜬다/아리랑 동동 쓰리랑 동동/에헤야 데헤야 어사와 데야/달 보는 아리랑 님 보는 아리랑~." 김 위원장이 달빛에 취해 영암출신 가수 하춘화의 영암아리랑 한자락을 뽑아낸다.


달이 가장 아름다울때는 3~4월의 보름날이다. 이때는 천황봉을 바로 넘어오는 둥근 달을 볼 수 있다. 5월~8월에는 천황봉과 문필봉 사이 능선에서 올라온다.


일출도 궁금했다. 해뜨기 직전 모정지에서 바라본 월출산은 변화무쌍하다. 아침밥 짓는 연기처럼 가느다란 새벽안개는 띠처럼 월출산 허리를 감싼 채 영암 들판을 향한다. 천황봉을 비롯한 바위봉우리들이 황금색으로 물들고 물안개가 스멀스멀 피어 오르는 수면에는 월출산의 반영이 선명하고 몽환적이다.
◇왕인, 한석봉 뛰어 놀던 그곳 구림마을
역사만 2200년이라는 구림마을은 가마터 등 선사시대의 유물과 조선시대의 마을길, 그리고 500년 전통의 대동계가 이어져오는 전통마을이다. 또 왕인박사의 전설과 도선국사의 전설이 어려 있는 곳이다.

영암 月出山, 흥건한 달빛이 춤을 추네 구림마을


간죽정, 죽정서원, 죽림정, 회사정, 육우당 등 한눈에도 품격이 느껴지는 정자가 눈을 돌리는 곳마다 들어서 있고, 국암사, 동계사, 서호사 등 사우들도 즐비하다.


토담 안의 매화꽃이 멋스런 마을 가가호호는 역사와 스토리 없는 집이 없다. 한석봉과 어머니가 글 쓰기와 떡 썰기 시합을 했다는 곳도 이 마을이다. 한석봉은 스승인 신희남을 따라 영암으로 내려와 죽림정사에 머물며 글씨를 배웠다고 한다. 실제로 구림마을 육우당의 현판은 한석봉이 쓴 글씨다.


마을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 중 하나는 대동계다. 대동계는 예를 보급하고 향촌사회의 단결을 위해 만든 향약으로 일종의 향촌자치규약이다. 향약은 좋은 일은 서로 권하고 어려운 일은 도와준다는 마을 운동으로 퇴계와 율곡 등이 중국의 여씨향약을 권장하면서 시작됐다.


구림마을의 역사를 한눈에 보려면 영암도기문화센터를 찾아야 한다. 이 지역에서 출토된 옹관과 구림도기, 가마터 등이 전시되어 있을 뿐 아니라 도기제작 체험도 가능하다.

영암 月出山, 흥건한 달빛이 춤을 추네 영산강 가는길에 만난 풍경


왕인박사가 떼배를 타고 일본으로 출항한 곳으로 추정되는 서호강의 상대포는 지금은 작은 호수로 변해 옛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인근에 조성된 왕인박사 유적지에는 그의 혼을 기리는 사당이 있고 산자락에는 왕인이 공부했다는 책굴이 있다. 책굴에서 산길을 따라 5분여 더 오르면 구림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정에 닿는다.


옛 정취 그득한 작은 마을을 도는 여행. 단번에 눈길을 확 휘어잡는 풍경은 없더라도, 가만히 들여다볼수록 오래된 향기가 은은히 느껴지는 마을을 느긋하게 걷는 맛은 각별하다. 이렇듯 영암에선 월출산의 달빛에 반하고 마을 역사에 놀란다. 봄볕같이 참 따뜻한 마을이다.


영암=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는 것이 좋다. 목포IC에서 나와 해남 방면을 택한다. 국도 2호선 목포 방조제를 넘어 영암쪽으로 방향을 잡아 학산면에서 819번 지방도를 타면 영암 읍내다. 호남고속도로는 광주IC를 나와 나주쪽 13번국도를 따라 영암까지 간다. KTX를 이용하면 광주송정역에서 내려 렌트카를 이용하면 40여분이면 닿는다.


영암 月出山, 흥건한 달빛이 춤을 추네 왕인박사축제

△축제=영암 왕인문화축제가 '왕인과 떠나는 역사여행, 문화로 즐기는 氣찬영암'이라는 주제로 4월4부터 7일까지 열린다. 일본 아스카문화의 시조라 칭송받는 왕인박사를 기리는 축제다. 창작 거리극 '왕인박사 일본가오'와 '왕인학등 밝히기 및 천자문 놀이, 한지체험, 도기체험 등도 마련된다. 때맞춰 독천리에서 왕인문화유적지에 이르는 100리 벚꽃길엔 아름드리 벚나무가 꽃터널을 이룰 전망이다.(061-470-2350)


△잠잘곳=모정마을 월인당이 유명하다. 흙으로 만든 가옥에 장작을 때서 아랫목이 설설 끊는 것이 여행에 지친 피로를 풀기에 그만. 월인당에서 하룻밤을 위해서는 사전 예약이 필수다. 숙박 하루전부터 방에 장작을 땐다. 인터넷도 가능.(061-471-7675). 구림마을에도 한옥민박을 하는 집들이 많다. 일부는 불을 때는 방도 갖추고 있다. 고즈넉한 고택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영암 月出山, 흥건한 달빛이 춤을 추네 낙지구이

△먹거리=갈낙탕은 영암별미다. 세발낙지를 젓가락에 감아 양념해 살짝 구워낸 낙지구이도 일품. 한석봉의 어머니가 떡을 팔던 곳이라는 학산면 독천일대에는 낙지요리를 하는 집들이 많다. 그중 독천식당(061-472-4222), 중원회관(061-473-6700) 등이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짱뚱어탕과 장어구이 등이 입맛을 유혹한다.


△볼거리=월출산 산행을 비롯해 천년도량 도갑사, 덕진차밭, 기찬랜드, 영산강, F1경기장, 100리 벚꽃길 등이 있다.

영암 月出山, 흥건한 달빛이 춤을 추네 도갑계곡

영암 月出山, 흥건한 달빛이 춤을 추네 영산강

영암 月出山, 흥건한 달빛이 춤을 추네 영암도기를 연구하고 있는 지기상 선생

영암 月出山, 흥건한 달빛이 춤을 추네 왕인박사 책굴과 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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