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독서계에도 인문학 바람이 불고 있다. 20일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 1, 2월 인문도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학자들이 대중 강연, TV 출연 등으로 대중과 직접 소통하고, 인문학 도서 출간이 증가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인터파크 외에도 최근 각종 베스트셀러 순위에 자기계발서를 차지하고 있던 자리에 가벼운 인문학 도서가 종종 올라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인문학 도서 판매 증가가 황사에 갇힌 인문학 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인문학 도서 판매 증가는 TV나 영화 등 영상매체에서의 노출 증가에 따른 동조화현상을 보인다. 따라서 인문학 열기가 자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TV 프로그램이 줄어들고, 열기가 식을 경우 더 심한 한파를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한편 최근 인문학 도서 증가에는 철학자 강신주를 비롯해 박웅현, 유시민 등 인기 저자가 주도하고 있다. 실례로 인터파크도서의 올 1,2월 인문 판매량 상위 1000권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강신주, 제러드 다이아몬드, 박웅현 등 10명의 책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1%의 인기 저자가 인문도서 10권 중 3권을 판매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강신주는 잦은 방송 노출 및 강연에 힘입어 '감정수업', '다상담' 시리즈 등이 연말연초 베스트셀러 상단을 차지했다. 다만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상담, 독설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강신주의 책은 인문학 도서 판매량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이해진 인터파크 문학인문팀장은 “기존의 인문학이 고전의 재해석을 주로 시도했다면 강신주의 인문학은 현대인의 심리와 문제점이 중심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자가 대중강연, TV출연 등으로 실제 대중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인문학은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이 깨지고 있는 점도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터파크도서는 최근 인문학 트렌드를 분석한 '2014 인문 작가 랭킹전'을 오는 31일까지 진행한다. 올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인문 작가랭킹 '톱 5'와 함께 해당 작가 판매량을 공개했으며 독자가 좋아하는 작가에게 직접 투표하는 ‘업&다운 독자랭킹’ 코너도 마련했다. 총 10명의 작가 중 하루 한번 한 명에게 투표할 수 있으며 현재 강신주, 유홍준, 박웅현 순으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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