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중 소환조사 방침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검찰이 강덕수(64) 전 STX그룹 회장의 개인 비리 혐의를 포착해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STX그룹 경영진의 배임·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강 전 회장이 개인적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강 전 회장이 업무상 횡령과는 별도로 개인 횡령 등의 비리를 저지른 것을 확인하고 자금의 출처와 용처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STX측으로부터 강 전 회장과 전 경영진 5명의 배임 및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의뢰받았다. 검찰은 이후 ㈜STX·STX조선해양·팬오션 등 그룹 계열사 6∼7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강 전 회장은 STX중공업 자금으로 다른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회사에 2000억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강 전 회장 재임 시절 지주회사 및 계열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경영본부장 등 주요 임원을 불러 혐의와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검찰은 이달 중으로 강 전 회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해당 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갔는지에 대해선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때 재계 13위까지 올랐던 STX그룹은 2008년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3월 해운 계열사인 STX팬오션의 공개 매각을 추진하면서 숨겨왔던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해양과 STX중공업, STX엔진도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로 전환됐다. 이어 STX엔진과 팬오션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그룹 전체가 와해됐다.
빠른 시간 안에 그룹의 몸집을 불리며 '인수합병의 귀재'로 재계의 주목을 받던 강덕수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상태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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