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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터줏대감 감사' 수두룩…비리 감시 소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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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최근 금감원이나 감사원 출신의 사외이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증권사에서 5년 넘게 둥지를 틀고 있는 '터줏대감 감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권기현 부국증권 상근감사는 지난 97년 5월 선임된 뒤 18년째 감사자리를 꿰차고 있다. 그에겐 감사위원 중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인 5억원이 주총에서 승인됐다. 2013년 회계연도 기준 3분기(10~12월) 현재 2억3350만원이 지급됐다.

이는 2013회계연도 반기보고서 기준 대우증권 감사위원 평균 9165만원의 연봉이나 2위인 삼성증권의 5800만원에 비해 2~3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2015년 6월까지인 민경렬 상근 감사위원을 대신해 이날 송경철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김남수 경영지원실장을 사내이사로, 유영상 서울대 초빙교수와 김경수 성균관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감사위원으론 유영상·김경수 교수, 송 전 부원장과 함께 김성진(전 해양수산부장관) 서울대 초빙교수까지 총 4명을 선임했다.


금감원 출신인 이광섭 미래에셋증권 상근감사는 5년 4개월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6월 임기가 끝나는 이 감사를 이날 열린 주총에서 재선임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는 감사위원들도 잇따라 재선임돼 근속연수가 길어질 전망이다.


서울동부 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사외이사인 윤남근 현대증권 감사위원은 2012년 부터 3년째 활동해 오고 있다. 윤 감사위원은 이날 주총에서 재선임됐다. 대우증권은 한국은행 은행감독국장 출신인 김상우씨를, SK증권은 재정경제부 출신 조성익씨를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NH농협증권 상근감사인 김성홍씨의 재선임 여부도 관심이다. 그는 감사원 국방감사단 단장 출신으로 오는 6월이 임기다.


증권사 감사들이 이처럼 긴 기간 동안 한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은 관련 법령이 임기를 제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사 사외이사는 '금융투자회사 등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의해 5년 연속 재임할 수 없지만, 감사는 임기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융당국 간부들의 감사 이동이 여의치 않은 점도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일각에선 경영을 감사하고 내부 비리를 감시해야 할 감사직에 한 사람이 오랫동안 있으면서 내부 견제 능력의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감사의 임기가 길어지면 대주주나 사주, 회사 임원 등과 유착돼 감시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며 "금융기관은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감사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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