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손승락(33ㆍ넥센)과 봉중근(34ㆍLG)이 프로야구 최고 소방수 자리를 놓고 다시 격돌한다. '끝판왕' 오승환(32ㆍ한신 타이거즈)이 떠난 자리, 삼자 대결이 양상이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손승락이 봉중근에 판정승했다. 57경기에 나서 3승 2패 46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했다. 봉중근은 55경기에서 8승 1패 38세이브 평균자책점 1.33을 올렸다. 두 선수는 달라진 모습으로 2014시즌을 맞는다.
손승락은 투구폼을 바꿨다. 공을 던질 때 축이 되는 오른쪽 다리에 좀 더 힘을 싣기로 했다. 역동적인 투구폼에 부드러움을 가미하기로 한 것이다. 힘을 덜 들이면서 편하게 던질 수 있는 동작이다. 손승락은 "부드럽게 던지면서 부상 방지 효과도 있다"고 했다.
직구 중심의 투구패턴도 바꾼다.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고 유인구를 곁들이는 방식이다. 야수들을 활용한 투구를 할 계획이다. 그는 "타자들이 예상을 하고 타석에 서는 게 느껴지더라"며 "연구해 온 부분들을 시범경기를 통해 시험해 보겠다"고 했다.
아직 시범경기에서는 바뀐 투구폼과 패턴을 선보이지 않았다. 두산과의 개막 2연전에 결장했다. 최상덕 넥센 투수코치는 "이번주부터 1이닝 정도를 맡길 계획"이라고 했다. 하루 등판하면 이틀을 쉬는 일정이다. 투구수는 30개를 넘기지 않을 예정.
봉중근은 새 무기를 장착했다. 슬라이더. 왼손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이다.지난해 봉중근이 기록한 왼손타자 피안타율은 0.221로 오른손타자(0.210)에 비해 높았다. 직구, 커브에 슬라이더를 추가해 타자들을 혼란시킬 계획이다.
왼손타자 제압 외에 봉중근의 또 다른 목표는 타자들의 출루를 최소화하는 일이다. 긴장한 가운데 마운드를 오래 지키면 체력 부담이 커진다. 봉중근은 지난해 1.16이었던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를 1.00 이하로 끌어내릴 계획이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체력 훈련을 열심히 했다. 봉중근은 "지난해 시즌 막판 체력저하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강상수 LG 투수코치는 "올 시즌 목표는 30세이브로 잡았다"고 했다.
손승락은 마무리로 전향한 첫 해인 2010년(26세이브)과 지난해 세이브왕에 올랐다. 봉중근은 2012년 6위(26세이브)에 이어 지난해 마무리로서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다. 둘에게 올 시즌은 국내 최고 소방수로 우뚝 설 기회다.
오승환의 일본 진출로 양자구도가 굳어지는 분위기지만 SK 박희수(31)와 삼성 안지만(31), 두산 이용찬(26)도 구원왕을 노린다. 세이브 왕좌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레이스는 오는 29일 개막하는 2014 프로야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 손승락 프로필
▶생년월일 1982년 3월 4일 ▶등번호 및 포지션 1·투수(우투우타)
▶신체조건 187㎝·88㎏ ▶출신학교 내당초-경상중-대구고-영남대
▶프로데뷔 2001년 현대 유니콘스(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5순위)
▶지난해 성적
57경기 62.2이닝 3승 2패 46세이브 평균자책점 2.30 승률 0.600
▶통산성적
262경기 458이닝 23승 24패 12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58 승률 0.489
◇ 봉중근 프로필
▶생년월일 1980년 7월 15일 ▶등번호 및 포지션 51·투수(좌투좌타)
▶신체조건 190㎝·98㎏ ▶출신학교 수유초-신일중-신일고
▶프로데뷔 2007년 LG 트윈스(신인드래프트 1차)
▶지난해 성적
55경기 61이닝 8승 1패 38세이브 평균자책점 1.33 승률 0.889
▶통산 성적
205경기 764이닝 47승 40패 64세이브 평균자책점 3.27 승률 0.540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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