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중국 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1%나 추락한 사실이 10일 개장한 글로벌 시장에 큰 여파를 미쳤다.
부진한 중국 무역통계 여파는 원자재 시장에는 직격탄이 됐다. 대표적인 경기지표로 꼽히는 구리 가격은 폭락세였다. 증시도 부진한 가운데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중국증시 목표지수를 큰 폭으로 하향조정했다.
지난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제시한 올해 경제 성장률 7.5%에 대해 벌써부터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원자재 시장은 이날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오전 상하이 선물시장에서 구리 가격은 하락 전주말 대비 5%나 빠진 톤당 4만6670위안에 거래됐다. 가격하락 제한폭 때문에 추가 하락이 없었을 뿐이었다. 지난주까지 8주 연속으로 재고가 늘어나며 2주간 가장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구리가격은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도 4.2%나 폭락하며 지난2011년 12월 이후 가장 큰 부진을 기록하는 등 부진했다. 올해 들어 하락률도 9.2%나 된다. 그 여파가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의 부진한 지표와 겹치며 이날 개장된 아시아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구리등 원자재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급락했다.
구리는 세계 경제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구리 가격의 하락은 향후 경기 하락의 선제적인 징조로 읽힌다.
이때문에 자산운용사 에이어스 얼라이언스의 조너선 브랫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와의 통화에서 "최근의 구리 가격 하락을 눈여겨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수요도 여전하지만 업체들이 금융위기 이후 구리 가격이 급등하자 지나치게 공급을 늘렸고 그 여파로 수요가 공급에 미치지 못한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지난주 불거진 중국 최초의 회사채 지급불능 사태와 2%에 그친 물가상승률 역시 구리 가격에 악재가 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구리뿐 아니다. 증시 상황도 좋지 않다. 상하이 종합지수 역시 이날 2.9% 하락한 1999.07에 거래를 마쳤다. 8개월 사이 가장 큰 하락률이다.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도 0.5% 하락하며 최근의 약세에 속도가 더 붙는 모습이었다.
킨거 러우 골드만삭스 투자전략가는 이날 홍콩시장에 상장한 중국 우량기업들로 구성된 '항생중국기업지수(HSCEI)'가 향후 1년 사이 1만2000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같은 은행의 다른 애널리스트가 지난해말 당시 예상한 올해말 기준 1만3600포인트라는 목표지수를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3개월만에 전망을 대폭 수정할 만큼 상황이 크게 변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HSCEI 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2.07% 하락하며 오후 3시 현재 9507.55를 기록 중이다.
HSCEI는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93개 글로벌 증시 지수 중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가장 큰 10%의 낙폭을 보였다.
러우 투자전략가는 상하이 차오리 솔라 에너지의 부도와 관련, "중국 은행들의 밸류에이션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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