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윤나영 기자] 1200만명 고객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황창규 KT 회장이 10일 오전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2년 전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이후 또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IT 전문기업으로서 더없이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문제를 알면서도 내버려두는 관행적 태도, 보여주기식 업무 추진, 임시방편, 부서 이기주의로 인한 고객 중심 사고 부족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KT의 자성을 촉구했다. 황 회장은 "직원들이 태도와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지금과 같은 행동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지금 상황에서 하나만 더 잘못돼도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전제한 뒤 "말만 하고 책임지지 않거나, 기획만 하고 실행은 나 몰라라 하거나, 관행이므로 어영부영 넘어가는 행동은 절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KT 홈페이지 가입 고객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지난 7일 직접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과거의 잘못은 철저하게 매듭지어 회사가 1등 KT로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토요일(8일)에도 서초 사옥으로 출근해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후속 조치를 점검했다. 회사 관계자는 "황 회장이 아침 일찍 출근해 상황을 체크했다"면서 "고객지원팀, HR팀 등 대부분의 부서 임직원들도 나와 대응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황 회장이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후속 조치를 금주 본격적으로 챙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대적인 내부 감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의 스타일로 봤을 때 '수치스럽다' '엄중 문책' 등의 단어를 쓴 것은 앞으로 대대적인 문책이 있을 것임을 예고한다"며 "정보유출을 계기로 KT의 내부 시스템을 점검하는 감찰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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