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과 정신력, 기량 모두 업그레이드 "LPGA투어 우승 GO"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더 강해졌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ㆍ사진)가 9일 중국 하이난도 하이커우 미션힐스골프장 블랙스톤코스(파73ㆍ6206야드)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미션힐스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60만 달러) 우승 직후 "체력이나 정신력, 기량 등 모든 면에서 한층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며 "퍼팅만 마음먹은 대로 따라준다면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큰 대회는 아니지만 올 시즌 첫 승이고, 페테르센을 제압했다는 의미가 있어 자신감을 충전하는데 더욱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투어와 상관없이 지난해 US여자오픈 이후 빠른 시간 내에 우승을 일궈냈다는 게 마음에 든다"며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4년이나 고생했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고 메이저 3연승 이후 무관에 대한 그동안의 부담을 털어놨다.
박인비는 이날 6언더파를 몰아쳐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오히려 5타 차의 여유있는 우승(24언더파 268타)을 일궈냈다. 6번홀(파4)까지 3타를 줄인 초반 스퍼트가 우승 동력이 됐다. 1, 2번홀의 탭인버디로 순식간에 2타 차로 앞서나갔고, 3번홀(파4)에서 3퍼트 보기를 범했지만 5, 6번홀에서 다시 연속버디를 보태 페테르센을 압박했다. 페테르센은 반면 9번홀(파4) 버디로 가까스로 2타 차로 간격을 좁혔다.
박인비는 비바람이 거세진 후반 10번홀(파4) 보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11, 12번홀 버디로 다시 3타 차로 격차를 벌리며 가속도를 붙였다. 15번홀(파3)에서는 티 샷을 홀 바로 옆에 떨어뜨린 뒤 환한 미소를 지었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우승을 자축하는 버디를 추가했다. 3라운드에서 자신의 생애 최저타인 11언더파 62타를 몰아치는 괴력을 과시했다는 점도 자랑거리다.
"비옷을 입으면 스윙이 원활하지 않은데다가 스윙 스피드도 느려져 밀리는 샷이 나오기 쉽다"는 박인비는 "의도적으로 왼쪽을 타깃으로 삼거나 드로 샷을 구사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며 "비바람이 부는 날에는 아무래도 몸이 위축되기 때문에 스윙이 간결한 게 좋다"고 아마추어골퍼들을 위한 팁까지 곁들였다.
10일 한국으로 돌아가 체육훈장 맹호장을 수상한 뒤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는 일정이다. "미국 본토 대회를 앞두고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면서 숏게임 등 마무리 훈련에 공을 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에 등판한다.
하이커우(중국 하이난도)=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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