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짝'의 여성 출연자 A씨(29)가 5일 오전 2시20분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자 A씨가 죽기 전 친구와 주고받은 메시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고교 동창인 B씨(29)와 C씨(29)는 서울의 카페서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제작진이 A씨를 불쌍한 캐릭터로 만들려 했다"며 A씨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와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A씨와 C씨의 전화 통화 내용에서 A씨는 "비련의 주인공 캐릭터로 잡아갔다. 맺어지는 커플들을 부각시키려고 내가 혼자 있는 장면을 너무 많이 찍는다"며 "화장실 앞까지 카메라를 가지고 와서 괴롭다"라고 말했다.
또 C씨는 B씨와 나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관련해 "다른 사람들은 커플 되고 자기는 혼자 있는데 계속 (카메라가) 따라다녀 인격적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잠도 못 자고 많이 아팠다더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처럼 TV 프로그램이 출연자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은 해외에서도 있었다.
지난 2010년 美 고든 램지의 '키친 나이트메어'에 출연했던 요리사 조셉 세르니글리아가 투신자살했다. 세르니글리아는 리얼리티쇼 출전 중 심사위원에게 "이 따위 요리를 만드느니 차라리 강에 빠져죽어라"라는 혹평을 들은 뒤 뉴욕 허드슨 강에 빠져 자살했다.
2011년에는 美 인기 TV리얼리티 쇼 '베벌리 힐스의 주부들'의 주인공 테일러 암스트롱의 남편 러셀이 목을 매 자살했다. 당시 테일러는 러셀이 자신을 학대했다고 주장하며 이혼 소송을 했고 언론의 집중포화 속에 러셀은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셀은 자살하기 한 달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리얼리티쇼 때문에 우리 부부가 벼랑 끝까지 치달았다"고 밝혔다.
리얼리티 쇼 자살사건 11건을 연구한 샤론 왁스맨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해 "TV리얼리티 쇼가 자살의 원인은 아니지만 적어도 마지막 방아쇠가 될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자살한 A씨 역시 방송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과거 '짝'에 출연했던 한 여성도 이번 A씨의 자살 소식과 관련해 "자살 소식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나중엔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지만 촬영 당시에 좋아하는 사람과 잘 안 되면 우울해지고 감정이 격해진다"고 말했다.
짝 SNS과 관련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짝 SNS, 프로그램 진짜 없어져야겠다" "짝 SNS, 제작진들이 누군지 언론에 공개해라" "짝 SNS, 유가족에게 슬픈 마음 전하고 싶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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