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이동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6일 만나 보조금 과열 경쟁 근절과 시장 안정화를 위한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최 장관은 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함께 조찬 간담회를 열고 보조금 과열 경쟁에 따른 미래부의 제재 방안과 국회에 계류된 단말기 유통 구조 개선법,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대책 등을 논의했다. 간담회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약 1시간 정도 진행됐다. 회의를 마친 뒤 하 사장은 "분위기가 좋았다"며 짧게 소감을 밝혔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 장관은 "업계 현안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그간 이통 3사가 긍정적으로 협조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하며 법제화 전이라도 이용자 차별 금지나 단말기 가격 부담 완화를 위해 가능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최근 벌어졌던 이동 통신 업계의 과열 보조금 경쟁에 대해 "가입자 1명이라도 더 데려가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하나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고 본다"면서 "작은 변화에도 과잉 반응하는 경향이 업계에 만연하며 여러 차례 제재를 가하고 시정명령을 내렸음에도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특단의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제는 정말 끊어야 할 때이며 벌칙을 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마지막이길 절실히 기대하며 또다시 반복된다면 정부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번 사업정지로 중소 제조사나 유통망 등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도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이통사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을 경감할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장관은 "사업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통사들이 많은 이익을 내면서도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떠넘긴다고 생각한다"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면 통신비를 좀 더 낮출 여지가 있을 것이며 더욱 다양한 요금제를 마련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더 늘려 서비스와 품질, 저렴한 가격으로 공정한 경쟁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통 3사 CEO들은 현재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앞으로 본원적인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앞으로 예정된 사업 정지 기간 동안 대국민 안내 강화, 제조사 상생 협력, 유통망 지원 등 이용자와 이해 관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조속한 제정 필요성에 공감하며 법률 제정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 안정화를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반복적 위반 사업자에 대한 엄중 처벌 등 제도를 개선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는 한편 제조사 장려금도 시장 과열의 주요 원인이고, 단말기 출고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제조사도 적극 정부 시책에 협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래부와 통신3사는 별도 협의를 통해 사업 정지 기간 동안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안을 추진하고,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약속한 가입비 폐지를 차질없이 추진하는 한편, 데이터 중심 요금제 전환·선택형 요금제 확대·취약계층 배려 등에 협조하기로 했다. 또 데이터 다량 이용자 부담 완화, 유심 가격 인하 방안 등의 추가적인 실무협의와 함께 스마트폰 요금 제도 개선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미래부와 통신3사는 앞으로 보조금 관련 이슈 대신 창조경제 확산,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의 발전,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 등 미래지향적 의제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최 장관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같은 신산업 영역에 집중해 건설적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면서 "통신 시장이 내수 위주라 한계가 있지만 사물인터넷 같은 분야는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같이 노력하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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