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복지관 옥상에 텃밭 만들어 불게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2초

“복지관 옥상에 텃밭 만들어 불게요”
AD


"자치·직접민주주의로 복지관 운영 결정한 더불어락 ‘만민공동회’ "
"노인복지관의 색다른 대동제, ‘즉석 제안’과 ‘현장 투표’로 후끈"

[아시아경제 조재현 기자]“옥상에 있는 태양열 판이 무용지물 아니요. 안 쓰믄 치워불고 텃밭 만들어 불게요. 모두들 찬성하시오?”

최근 광주 광산구 운남동 ‘더불어락(樂)노인복지관(관장 강위원)’에 진풍경이 벌어졌다.


복지관 앞마당 무대에서 선 이연숙(여·65) 어르신의 제안이 끝나자 복지관 어르신들은 각기 초록색과 노란색 종이를 들어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 찬성을 뜻하는 ‘초록색’이 압도적이었다.

이날 오전·후에 걸쳐 열린 ‘제2회 더불어樂 노인복지관 대동회’의 압권은 ‘만민공동회’였다. 오후 약 한 시간동안 진행된 ‘만민공동회’에서는 복지관 이용과 운영은 물론 마을의제까지, 어르신들이 직접 선정한 6개 주제를 제안하고 의결했다.


제안 발의자가 단상에 올라 발언하면 청중들은 즉석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직접민주주의’의 장이 펼쳐진 것.


이번 만민공동회는 이연숙 어르신의 제안 말고도 △복지관 주변 청소 △학생들을 위한 자원봉사단 구성 △ 자동차 없는 날 만들기 등 다양한 의제들을 다뤘다. 사안에 따라 찬반이 팽팽하게 갈리는 등 청중들도 진지했다.


더불어락노인복지관 강위원 관장은 “현장에서 자유롭게 발언하고, 스스로 의사 결정하는 만민공동회 전통이 여기서 되살아났다”며 “앞으로도 중요한 의사결정을 이 방식으로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동제 축하를 위해 참석한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오늘 더불어락은 ‘직접민주주의의 현장 자체’”라며 “다른 마을이나 아파트 공동체에도 이런 의사결정방식으로 자치를 이뤄나가도록 널리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2회째 치러진 ‘더불어락 대동제’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마을잔치를 벌이던 풍습을 계승하자는 뜻으로, 복지관 회원들과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행사다.



조재현 기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