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구도 재편에 긴장감 돌아…서울·부산 격전지 전략 수정 불가피
[아시아경제 김인원 기자] 새누리당은 민주당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신당창당을 선언한 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그러면서도 야권통합에 따라 6.4 지방선거가 3자 구도에서 양자구도로 재편되는데 적지 않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최경환 원내대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당창당선언과 관련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합당은 정치적 흥정관계가 맞아떨어진 두 집단의 야합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국민과 당원에게 이해를 구하는 절차도 없고 사익만을 위한 밀실거래 야합은 국민의 매서운 심판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안 의원을 겨냥해 "간보기 정치, 평론가 정치의 대명사인 안 의원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인물, 이념, 콘텐츠가 없는 3무(無) 정치로 물거품처럼 사라질 운명을 조금이라도 연명하려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던 안 의원의 처지가 딱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는 있지만 야권의 분열이 예상됐던 6.4 지방선거가 새누리당과 '야권 신당' 간의 양자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신당 창당 자체에 관심이 쏠리면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3곳에서 인물난을 겪던 새누리당은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총리, 남경필 의원,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등 경쟁력 있는 후보들의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신당 창당에 따라 야권 단일화의 걸림돌이 제거되면서 새누리당의 선거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현주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당 내부에 어느 누구도 3자구도의 반사 이익으로 쉽게 이번 지방선거를 치를 거라고는 예상한 분들은 없다"면서도 "다만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관심이 신당창당에 간다면 저희로서는 더 쉽지 않은 선거임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새정치연합의 독자후보와의 경쟁 요인이 사라지면서 민주당 소속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 유리한 국면으로 접어들자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들은 비상이 걸렸다. 같은 날 신당창당합의 발표가 있어 오랜 고심 끝에 결심한 서울시장 출마선언이 빛을 바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연일 신당창당합의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합의의 핵심은 지방선거에서 자리를 어떻게 나눠먹기 하느냐다"라며 "서울시장은 이제 민주당 측이 해라, 그리고 경기도지사는 안철수 의원 쪽이 해라, 이렇게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새누리당의 또 다른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이혜훈 최고위원도 "안 의원이 17대 광역자치단체에 독자 후보를 내겠다더니 호남에서부터 지지율이 꺾여 역전 당하자 전전긍긍하다가 기초공천 폐지로 좌판을 접었다"며 "안 의원이 조금만 어려우면 손 들어버리는 화초 체질이라는 것 여실히 드러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거취 또한 부산시장 선거판을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안철수 의원과 오 전 장관이 만나 부산시장 출마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 전 장관은 그동안 "특정 정당 후보로 나서기보다 범야권의 지지를 받는 무소속 시민후보로 나가겠다"고 해온 만큼 이날 만남에서 출마를 결심할 경우 새누리당이 부산시장 선거에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김인원 기자 holeino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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