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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조작' 檢 조사받은 국정원 직원, 어떤 역할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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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3건의 문서 입수·전달 과정에 모두 개입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 대한 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진 후 첫 공판이 지난 28일 열린데 이어, 해당 문서를 검찰에 전달한 이인철 선양 주재 총영사관 영사의 검찰 소환 조사도 같은 날 진행됐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단이 제출한 문서의 관인이 서로 다르다는 대검찰청 감정 결과도 함께 나오면서 이 영사가 중간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영사는 국가정보원 소속으로 외교부에 파견돼 지난해부터 선양영사관에서 교민보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영사는 검찰이 유우성(34)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재판부에 제출한 3건의 문서를 발급하고 전달하는데 모두 관련돼 있다.


검찰이 제출한 3가지 문서는 ▲유씨의 북한-중국 출입경 기록 조회결과 ▲출입경 기록을 정상적으로 발급받았다는 사실확인서 ▲변호인이 제출한 출입경기록에 대한 싼허변방검사참의 정황설명서에 대한 답변서 등이다.

이 영사는 대검 감정결과가 나온 싼허변방검사참의 정황설명서에 대한 답변을 검찰에 전달했다. 당초 변호인은 유씨의 출입경 기록이 '출-입-입-입'으로 입경이 3번 연속 찍힌 것과 관련, 이 기록은 "전산오류 때문"이라는 정황설명서를 재판부에 냈다.


그러자 검찰은 이를 재반박하기 위해 이 정황설명서에 대한 답변서를 받았다. 답변서에는 '입-입은 출-입의 오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검찰의 주장과 는 정확히 일치하고 변호인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핵심 문건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대검의 문서 감정 결과, 3건의 문서 중 유일하게 발급처가 동일한 이 문서의 관인이 다르다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문서 위조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이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돼 있는 이 영사의 역할 규명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씨의 출입경 기록 역시 이 영사의 손을 거쳐 검찰에 전달됐다. 이 문서는 허룽시 공안국에서 발급한 것으로 변호인이 옌볜조선족자치주 공안국에서 받은 것과는 발급 주체가 다르다. 검찰은 이 문서를 얻기 위해 중국 당국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국정원을 통해 확보했다. 이 영사는 해당 문서를 제3의 인물로부터 전달받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백상 선양영사관 총영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문서 3건 중 2건은 실무자인 국정원 소속 이인철 영사가 작성한 개인 문서"라고 말했다. 정식 외교채널을 통해 입수한 문서가 아니라는 것을 재확인해 준 것이다.


검찰이 외교채널을 통해 확보했다고 밝힌 사실조회서 역시 이를 허룽시 공안국에 요청하는 과정에 이 영사가 개입돼 있다. 사실확인서는 직접 입수했고, 출입경기록과 정황설명서에 대한 회신 2건의 문서는 공증작업을 했다. 만약 이들 문서의 위조에 이 영사가 어떤 식으로든 관여돼 있다면 공증 역시 위조를 감추기 위한 수단이 되는 셈이다.


이 영사의 역할 규명에 관심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국정원 대공수사국 소속으로, 2009~2010년에 걸쳐 서울중앙지검 연락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는 점이다.


이 영사가 선양에 파견된 지난해 8월 17일은 유씨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기 닷새 전이다. 대공수사국 소속의 국정원 직원이 갑자기 선양영사관으로 파견된 이유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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