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21.2% 증가한 102.7만대 판매, 中 시장전체 증가율 3.7%p 상회…주력시장 자리매김 방증
가장 저조한 실적 '유럽', 전체시장 감소율 대비 5~6배 감소
국내 판매도 시장감소율 대비 2배 감소…신흥시장 印 판매 4.8% 감소로 주춤
美 시장 증가 시현 불구, 전체시장 증가율 하회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유럽ㆍ미국ㆍ중국ㆍ인도ㆍ한국 등 '빅5' 시장 중 사실상 중국에서만 판매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미국을 제치고 1위 시장으로 발돋움한 중국이 명실공히 현대차의 주력 시장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2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량도 늘었지만, 시장 전체 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빛이 바랬다.
28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전년 대비 21.2% 증가한 102만7000대를 판매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 16.5%를 3.7%p 상회하는 것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중국시장 100만대 판매기록도 세웠다.
현대차의 중국시장 판매 상승을 견인한 차종은 밍투, YF쏘나타, 신형 싼타페, 신형 ix35다. 전략차종 밍투는 지난해 11월 출시 후 두 달 간 1만1000대가 판매됐고, 신차 효과가 지속된 YF쏘나타는 지난해 10만6000대 판매됐다. 랑둥(중국형 MD), 신형 싼타페, 신형 ix35도 각각 20만3000대, 6만9000대, 14만8000대 판매고를 기록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누계 판매 500만대를 달성했고 향후에도 판매와 브랜드의 균형 잡힌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베이징 국제 마라톤 대회 후원 등 스포츠마케팅을 강화하고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 전개 및 교통사고 유자녀 후원을 위한 펀드 조성 등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유럽 시장에서는 지난해 가장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전년 대비 8.8% 감소한 40만500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는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 감소율 1.6%를 5~6배 웃도는 수치다. 과도한 인센티브 경쟁 속에서 수익성 확보를 위한 판매 목표 축소, 승용 일부 모델 노후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유럽 국가별 자동차 업황을 살펴보면 영국은 소비심리 회복으로 22개월 연속 호조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스페인은 폐차인센티브 시행으로 전체 판매량이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실물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 독일은 상반기 재정부담 누적 및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부진했지만 하반기 점진적 회복세를 보였다.
신흥 시장으로 각광받는 인도에서의 판매량도 주춤했다. 1998년 이후 1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인도 자동차 업황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인도시장 판매대수는 37만7000대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전체시장 감소율 7.3%와 비교할 때 선방한 수치지만 디젤가격 상승, 루피화 약세에 따른 고환율, 고금리로 인한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을 피하지 못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72만1000대를 팔았지만 전체 자동차 판매시장 증가율 7.5%에 한참 못 미쳤다. 도요타 등 일본업체들의 인센티브 강화와 승용차 비중 감소 등이 제한적인 증가세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현대차의 국내시장 판매도 전체 시장 감소율 대비 2배 더 줄었다. 현대차의 국내시장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4% 줄어든 64만1000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시장 감소율은 2%를 나타냈다. 대내외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일부 업체들의 생산 차질 등이 국내 자동차 업황 위축의 대표 원인으로 꼽혔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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