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해외진출에 대통령 '세일즈 외교' 200% 활용법 공개
'정상외교 포털' 오픈 진두지휘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과거 한때 대통령 해외순방은 대표적 '치적 쌓기' 행사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순방 중에 정치·외교 논의는 물론 '세일즈 외교'에 대통령들이 몰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통령이 의미있는 성과를 내더라도 이후 어떻게 진행되는지, 활용해야 하는지는 기업들이 알기 어려웠다. 지난달 '정상외교 경제활용포털(president.globalwindow.org)'이 생기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 사이트에는 정상회담에서 어떤 경제적 논의가 이뤄졌고, 우리가 얻은 성과는 무엇이며 기업이 해외사업에서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의 작품으로 연초 부처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 작업을 진두지휘한 도경환 통상협력국장(53·사진)은 “정상회담 성과를 정리하고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곳이 필요하겠다는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상회담을 했던 나라별 정보뿐만 아니라 공동합의내용도 볼 수 있고 후속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데이터베이스화 했다”며 “기업들이 원하는 나라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도 추가한 해외진출 포털”이라고 덧붙였다.
도 국장이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한 통상협력 업무를 담당하는 통상협력국으로 배치를 받은 것은 지난해.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그동안 에너지절약 추진단장과 에너지산업 정책관을 거치며 에너지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통상분야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한 달에 적어도 한 번씩 주로 신흥국에 나가는데 선진국 외에도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신흥국들도 한국 기업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원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이 진출할만한 신흥국 가운데 유력한 곳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꼽았다. 도 국장은 “동남아시아 가운데서도 경제적 감각이 뛰어난 국가”라며 “협상테이블에서 만나면 공장은 물론 기술까지 제공해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과는 현재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는 “인도네시아와 FTA 협상은 원래 작년 말에 결론이 나왔어야 하지만 그쪽에서 기술, 산업협력, 투자를 요구하면서 조건이 늘어났다”며 “오는 7월에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는 등 현지 사정을 고려해서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 국장이 올해 주목하고 있는 지역은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다. 현지 사정에 맞는 적정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진출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아프리카에서는 유명 브랜드 운동화보다 내구성이 강한 고무신이 잘 팔린다”며 “중소·중견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 아프리카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어서 이를 결합하면 수요공급이 딱 맞아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도 국장은 “현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를 담은 세계 진출 지도를 만들어서 중소·중견기업의 진출을 돕고, 자금과 전문 인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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