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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新 냉전시대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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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옛 소련 왕국' 재건 꿈꿔…美 패권 유지 위해 유라시아 대륙 '기싸움' 승리 필수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축출됐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친(親)러시아 정권 축출에 반발하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이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19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종식된 '냉전시대 부활'을 의미한다고 최근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의 정국혼란이 단순히 우크라이나의 내부 분열이나 러시아와 EU의 힘겨루기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중국에 세계 양강(G2) 자리를 내준 뒤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런 러시아에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러시아의 목표는 옛 소련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경제 공동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 구성이다. 이로써 EU와 경쟁하고 궁극적으로는 '슈퍼파워' 미국에 도전하기 위함이다.


우크라이나는 지정학적으로 유럽과 러시아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영토가 넓고 천연자원이 풍부한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을 재건하고자 드는 러시아에 꼭 필요하다.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차관 150억달러(약 16조875억원)와 천연가스 공급가 할인이라는 선물을 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바라보는 미국의 입장은 2중적이다. 백악관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시위 강경 진압에 "격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정부의 주요 인사들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백악관은 새로 들어선 임시 정부에 대한 지원까지 약속했다.


우크라이나 반정부 세력을 더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움직임도 있다. 미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주)과 제프리 파얏트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는 시위대에 "미국은 우크라이나 국민들 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슈피겔은 자유·우방을 표방한 미국의 속내가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에서 나온 게 아니라고 꼬집었다. 자국의 패권에 대한 러시아의 도전을 우려한 데서 비롯된 전략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97년 저서 '거대한 체스판'에서 미국·EU·러시아·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각축장이 돼온 유라시아 대륙을 체스판에 비유한 바 있다.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려면 유라시아 대륙이라는 체스판에서 승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슈피겔은 '거대한 체스판'이 발간된 지 17년이나 지났지만 우크라이나가 자리잡은 유라시아를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에 추호의 변화도 없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아무리 극심해져도 이것이 자국 패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한 미국은 적극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미국이 최근 신중한 태도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정치·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러시아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으면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러시아를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정도의 해결책을 내놓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슈피겔은 특히 미국의 '백지수표' 같은 허황된 약속들이 되레 우크라이나의 혼란을 부채질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임시 정부의 지도력 부재가 더해지면 분리주의자들의 목소리만 커질 수 있다고 슈피겔은 지적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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