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한진주 기자]"집주인들 마음이 바뀌네요. 급매물을 거둬들여 기대감이 큰 것 같습니다."(서울 대치동 공인중개업소 대표)
정부가 초과이익환수제와 소형의무비율 등 재건축 관련 규제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강남 재건축시장의 반응이 예상 외로 뜨겁다. 이번 규제 완화의 실질적 수혜지로 지목된 강남권 재건축단지들은 급매물이 실종되고 호가도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분양시장에서도 강남 노른자위 입지의 재건축단지들은 큰 인기를 끌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잠원의 경우 99가구 일반분양 때 2584건의 청약이 접수되며 평균 26대1로 일찌감치 청약마감했다. 이에 시장의 움직임이 활발한 강남 재건축단지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GS건설이 재건축하는 개나리 6차 아파트 등이 분양 대기 중이어서 벌써부터 관심이 높은 상태다. 여기에 규제완화 카드까지 겹치면서 주택시장은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휩싸여 있다.
기존 단지에서 급매물이 사라진 것이 이를 입증한다. 대치동 E공인 대표는 "추격 매수까지는 아니지만 호가가 오르고 있다"며 "급매물도 많이 사라진 상태"라고 귀띔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규제 완화 얘기가 이미 새나오고 있었던 터라 상승세를 보였다"며 "대치 은마아파트 31평형(77㎡) 실거래가는 3000만원 정도 올랐지만 호가는 7000만~8000만원까지 치솟은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 매매가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재건축 바로미터인 대치동 은마아파트(77㎡)의 14일 현재 거래가격은 8억2500원으로 전월보다 실거래가격이 2500만~3000만원 올랐다. 개포동 주공2단지(74㎡)도 11억8000만원으로 전월보다 6500만원이나 치솟았다. 반포주공1단지 A공인 대표는 "문의전화가 평상시보다 많이 늘었다"면서도"호가가 너무 오른 탓에 현재 거래는 끊긴 상태로 숨고르기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비해 조용한 단지도 있다. 둔촌주공이 대표적이다. 조합원이 6000명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라는 점이 한몫한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없앤다는데 법규개정은 물론 조합원 총회를 다시 열어 의견을 물어야 함에 따라 사업추진 일정만 늦어지게 됐다"고 푸념했다.
이윤근 고덕주공3단지 재건축 조합장은 "초과이익 환수제가 폐지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딱히 없을 것 같다"며 "분양가 상한제나 빨리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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