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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리조트 참사]울분 터뜨린 유족 "정치인들 다 나가라"…보상협의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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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아시아경제 이혜영·김동표·박준용 기자] 체육관 붕괴사고로 10명의 사망자를 낸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 현장에는 18일 오후까지 눈발이 이어지면서 원인 규명과 사고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부산외대와 사망자들이 안치된 병원에는 유가족과 친구, 여야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슬픔을 가누지 못한 유족들은 분향소를 방문한 정치인들과 코오롱 측 관계자들에게 울분을 토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경찰과 감식반 등이 대거 투입됐지만 기상악화와 추가 붕괴 가능성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주리조트 참사]울분 터뜨린 유족 "정치인들 다 나가라"…보상협의도 난항 ▲ 붕괴된 마우나 리조트 체육관 건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구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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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리조트 참사]울분 터뜨린 유족 "정치인들 다 나가라"…보상협의도 난항 ▲ 마우나 리조트 체육관 건물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위태하게 서 있다.


◆여전히 처참한 사고 현장 = 사고가 발생한 붕괴현장은 전날의 아비규환을 말해주 듯 처참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종잇장이 구겨지듯 휘어버린 건물은 샌드위치 패널로 된 내부를 훤히 드러내며 위태하게 서있는 상태다. 바닥으로 내려앉은 지붕도 계속해서 내린 눈에 뒤덮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정도다. 체육관 바로 앞은 산비탈로 돼 있어 탈출을 하던 학생들이 미처 앞을 살피지 못했다면 아찔한 상황이 연출돼 추가 인명 피해의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건물 바깥에는 깨진 유리창과 바닥에 널부러진 피 묻은 옷가지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어젯밤 이 곳에서 벌어진 학생들의 사투를 말해주고 있었다. 주인을 잃은 신발도 눈밭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건물 벽면에는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걸로 보이는 글들이 빼곡히 붙여져 있다. '잠시만요, 14학번 안전조심하고 가실께요'라고 써진 문구도 눈에 띄었다.


◆울분 터뜨리는 유족 = 10명의 사망자 가운데 고 고혜륜(19·여·아랍어과 신입생), 강혜승(19·여·아랍어과 신입생), 박주현(19·여·비즈니스일본어과), 김진솔(19·여·태국어과 재학생), 이성은(20·여·베트남어과), 윤채리(19·여·베트남어과), 김정훈(19) 학생 7명의 시신은 울산 21세기좋은병원에 안치돼 있다.


고 박소희(19·여·미얀마어과 신입생), 양승호(19·미얀마어과 재학생) 학생은 각각 울산대학병원과 경주 동국대병원에, 이벤트회사 직원인 고 최정운(43·이벤트사 직원)씨는 경주중앙병원에 안치됐다.


병원과 부산외대 합동분양소에는 친구들과 가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유가족들은 정치인과 관계자들의 방문에 격한 반응을 보이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사고현장을 방문한 후 오후 3시30분께 21세기좋은병원을 방문한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은 "참담한 마음으로 왔다. 생각보다 좁은 현장을 보며 더 큰 사고가 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원인도 밝히고 담당자를 문책해야 하겠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 김진솔 학생의 아버지 김판수씨는 슬픔을 억누르며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딸이 마지막으로 희생하는 것으로 하고 잘 부탁드린다"는 뜻을 전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도 병원을 찾아 "정말 꽃다운 아들딸들이 어이없게 죽음을 맞았다"며 "이번 사태가 우리 사회의 안전 수준이 너무나도 수준 이하라는 것을 보여준 어처구니 없는 참사"라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사회 안전의식과 관행이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에 걸맞는 선진국 수준으로 갈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유가족들은 "우리는 정치인들 필요없다. 현장에서 나가달라"며 항의하며 고성을 주고 받기도 했다.


이날 오전 유가족과 부산외대, 코오롱 관계자들이 장례절차 및 보상을 협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지만 유가족들이 코오롱 측의 성의없는 태도와 진정성을 지적하면서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


부산외대 합동분향소에는 사고 학생들의 친구와 선후배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함께 사고 현장에 있던 신입생 20~30명이 무리를 지어 조문을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들은 친구의 영정 사진을 차마 정면으로 보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


사고 현장에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국회 안전행정위 소속 의원들이 속속 현장을 찾았다.


한편 이번 사고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마우나 리조트를 찾은 부산외대 학생들이 체육관에서 행사를 하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건물이 붕괴되면서 발생했다. 아시아학부와 유럽미주학부 학생 총 1012명이 참가했지만, 체육관 행사에는 560명이 참석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붕괴 징후가 나타난 이후 대피했다. 하지만 100여명이 넘는 학생은 미처 대피를 하지 못하면서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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