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후발주자로 중동 대신 아프리카 시장 적극 개척…국내 두번째 기록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대우건설이 38년만에 해외수주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해외건설의 후발주자였지만 아프리카 지역에서 국내 건설사 전체 수주액 35%를 달성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은 1976년 에콰도르 키토시(市) 도로공사를 시작으로 47개국에서 423건을 수주한 이래 38년만에 해외 누적수주액이 5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대우건설은 종전 해외건설 500억달러 돌파 기록을 3년 앞당긴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난 11일 쿠웨이트 클린 퓨얼 프로젝트 공사(11억3500만달러)를 수주한 후 누적수주액이 505억9700만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해외건설 수주가 중동에 치우친 다른 건설사들과 달리 아프리카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국내 건설사들이 아프리카에서 수주한 금액(747억)의 35%가 대우건설의 몫이다. 해외 지역별 수주금액은 ▲아프리카 263억달러(52%) ▲아시아 118억달러(23.3%) ▲중동 101억달러(19.9%) ▲남미·유럽 등 기타지역 24억달러(4.8%)다.
1973년 창립한 대우건설은 선발주자들보다 약 10년 늦게 해외건설시장에 진출했다. 수주경쟁이 치열했던 중동지역 대신 당시 미개척지였던 아프리카 11개국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리비아가 대표적인 사례다. 1978년 당시 미수교국가였던 리비아에서 토목, 건축, 주택, 플랜트 등 161건(114억 달러)의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단일회사가 단일국가에서 최다 시공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1983년에 진출한 나이지리아도 대우건설의 주력시장이다. 나이지리아에서만 총 55건, 67억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밖에도 최초로 개척한 알제리(1988년), 모로코(1998년)에서도 각각 42억달러, 35억달러의 독보적인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2000년 이후에는 지역·공종별 시장다각화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5년 동안에 새롭게 진출했거나 재진출한 국가는 모로코와 파푸아뉴기니(2010년), 사우디아라비아(2011년), 싱가포르(2012년), 인도네시아·이라크·베네수엘라(2013년), 쿠웨이트(2014년) 등 8개국에 이른다. 요르단 연구·교육용 원자로, 한국형 신도시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최초의 민·관협력 해외환경사업인 알제리 엘하라쉬 하천정비사업도 대우건설의 실적들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해외 수주실적 50억달러를 달성했고 올해 목표는 72억달러로 잡았다. 최근 수주한 쿠웨이트 클린 퓨얼 프로젝트를 비롯해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협상중인 대형공사만으로 20억달러 이상의 수주고를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부진했던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양질의 프로젝트를 선별 수주해 수익성을 높여나가는 한편 남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등 신규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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