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297억달러 유출…지난해 연간 292억달러 웃돌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두 달도 안돼 신흥시장 펀드에서 지난해보다 많은 투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펀드 시장조사업체 EPFR 리서치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한 주동안 신흥시장 펀드에서 45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로써 올해 들어 신흥시장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 규모는 총 297억달러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유출액보다 많은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신흥시장 펀드에서는 292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지난 5일 집계에서는 주식형 펀드의 유출액 규모가 지난해 연간 유출액을 넘어선 바 있다. 이번에 채권형 펀드까지 합친 유출액 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주식형 펀드에서는 이전 2주간 매주 6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빠진 것에 비하면 유출 규모는 줄었다. 하지만 16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EPFR는 신흥시장 주식형 펀드에서 한 주 사이 30억8000만달러가 더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초 이후 빠져나간 누적 자금 규모는 21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신흥시장 주식형 펀드에서는 152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신흥시장 채권형 펀드에서는 한 주 사이 13억8000만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유출액은 80억달러 이상으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유출액 140억달러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신흥시장 주식형 펀드에서 지난 16주 사이 빠져나간 자금 규모가 360억달러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체 운용 자산의 5%에 해당한다.
신흥시장 펀드와 달리 선진국 주식형 펀드에는 한 주 사이 139억달러가 유입됐다. 특히 미국 주식형 펀드에 73억8000만달러가 들어왔다. 신흥시장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자금 대이동(great rotation)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바클레이스은행의 쿤 초우 신흥시장 투자 전략 부문 대표는 "신흥시장 펀드 자금의 흐름이 여전히 부정적"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이 자금 유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관투자가들의 매도도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2월 들어서는 신흥시장 금융 지수가 다소 안정을 찾고 있어 향후 펀드시장도 다소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6.6% 급락했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는 2월 들어 2.3% 반등하고 있다.
JP모건의 신흥시장 채권 지수도 2월에 2.3% 오르고 있다. 이 지수는 1월에 4.6% 하락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