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남북은 14일 이산가족 상봉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또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중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남북은 아울러 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계속 협의하며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하여 적극 노력하는 한편, 상호 편리한 날짜에 고위급접촉을 갖기로 했다.
남북은 이날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2차 고위급 접촉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이에 따라 오는 20~25일 열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예정대로 열리는 것은 물론,이를 바탕으로 한 남북교류와 협력의 물꼬가 터질 전망이다.
이는 그간 24일부터 열리는 키 리졸브 한미 군사훈련 기간 동안에는 상봉행사를 개최할 수 없다는 것이 원칙적 입장이라던 북한이 상봉행사는 군사훈련과 무관하다는 남측의 주장을 받아들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통일부에서 6년 2개월 만에 열린 2차 접촉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남북 고위급 접촉은 지난 8일 북한 국방위원회가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남북고위급접촉을 제안해 전격 성사됐다. 이어 남과 북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접촉 일시 및 장소 등을 협의했고 12일과 14일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남북고위급접촉이 열렸다.
김수석 대표는 "남과 북은 이번 고위급접촉을 통해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포함해, 남북간 주요 관심사항에 대해 격의 없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우리측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기본취지와 내용을 북측에 충분하게 설명했으며 이산가족상봉이 남북관계 개선의 첫 단추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북측은 우리측이 설명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기본취지에는 이해를 표했다.
남북은 현안문제에 대해 남북 상호간의 입장 차를 확인하기도 했지만 장시간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당면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차질 없는 개최와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예정대로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김 수석대표는 전했다.
김 수석대표는 "우리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연 남북고위급접촉을 통해, ‘신뢰에 기초한 남북관계 발전’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된 것을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평가하고 " 헤어진 가족들과 만날 날을 하루 하루 손꼽아 기다리며, 이번 남북고위급접촉 결과를 지켜보고 계셨을 이산가족분들께 예정대로 상봉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특히 오늘의 결과를 출발점으로 해서 앞으로 남북 당국이 대화를 통해 신뢰를 계속 쌓아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계속 착실하게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