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하향 건수 518건, 상향 건수보다 200여건 웃돌아···락앤락 58.9%로 가장 크게 깎여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부진한 실적 여파가 기업들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줄줄이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우등생이었던 삼성그룹 종목들이 대거 하향 조정 대열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최근 한달 동안 목표주가 하향 건수는 총 518건으로 상향 건수 290건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투자의견 조정의 경우 하향이 60건으로 39건에 그친 상향보다 훨씬 많았다.
목표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깎인 종목은 락앤락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실적 발표 후 락앤락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9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58.97% 끌어내렸다. 락앤락의 현재 주가는 1만7400원선으로 목표주가가 현주가보다 낮아 사실상 매도 의견인 셈이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도 각각 22.22%, 37.5%씩 락앤락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김경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목표주가는 락앤락의 기존 사업이 적어도 10% 이상 지속 성장한다는 전제 하에 설정됐다”면서 “그러나 지금과 같이 기존 사업의 성장성이 5% 전후에 머무른다면 중국 헬로베베 유아용품 사업의 고속성장을 고려해도 20배 이상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목표주가 하향 조정 종목에 삼성그룹주가 대거 포함됐다. 삼성그룹주의 목표주가 하향 건수는 94개에 달했다. 삼성전기와 삼성SDI가 각각 21건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중공업과 제일모직이 각각 16, 15건을 기록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8건이 있었다.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 하향폭은 6.46%로 한때 200만원을 넘어섰던 목표주가는 170만~160만원대로 낮아졌다.
S-Oil은 현대증권에서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6만5000원으로 35% 낮췄다. 이는 현주가인 6만7000원선보다 낮은 수준이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2014년 대규모 PX 증설로 인해 화학부문 실적 감소가 예상되고 신흥국 석유제품 수요 둔화로 정제마진 개선이 제한적”이라며 “올해 예정된 PX 신규 증설은 556만t으로 수요 증가를 고려해도 매우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짚었다.
투자의견을 보면 락앤락이 4건으로 하향 건수가 가장 많았다. 락앤락의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 또는 '시장수익률 하회'로 낮아졌다.
유통업종의 투자의견 하향이 많았다. 롯데쇼핑, CJ오쇼핑, 이마트, 현대백화점, GS홈쇼핑, 롯데하이마트, 신세계 등의 투자의견이 '매수'에서 '중립' 또는 '보유'로 떨어졌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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