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국내 증시에서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중국기업들이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재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지난 2009~2010년 상장해 감사보고서를 3회 이상 제출, 회계 신뢰성을 높인데다 중국 내수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씨케이에이치는 전날 610원(13.65%) 급등해 508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말 종가(2480원)와 비교하면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 104.84% 급등한 것이다. 외국인들이 80만여주 순매수한 덕분에 장중 5140원을 찍으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씨케이에이치는 옛 차이나킹하이웨이가 사명을 변경한 곳으로 중국 건강식품 제조ㆍ유통업체다. 동충하초를 원료로 한 '원생활력', '영생활력' 등 60여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씨케이에이치가 급등한 것은 최근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의 강세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차이나 디스카운트'의 주범, 중국고섬이 지난해 10월부로 상장폐지돼 중국 기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상황에서 인구 고령화와 건강이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한 덕에 씨케이에이치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또 씨케이에이치가 국내 상장사 최초로 주주총회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주주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노력해 온 것도 중국기업 중 가장 빠르게 신뢰를 회복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진홍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건강식품 시장이 매년 10~15% 가량 성장하고 있다"며 "선진국 국민은 전체 소득의 2% 가량을 건강식품에 소비하는 반면, 중국은 아직 0.07% 소비하는 수준에 불과해 성장세가 장기 지속될 것이고 이는 씨케이에이치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중국이 기업공개(IPO)를 재개하는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회계 자료를 공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국내 상장 중국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에서 캐쥬얼 의류와 신발, 아웃도어 제품 등을 판매하는 차이나그레이트는 이 같은 기대감에 14억 중국인구의 의복 소비 확대 수혜까지 더해지며 올 들어 61.25% 상승했다. 또 차이나하오란(32.17%), 완리(23.65%), 이스트아시아홀딩스(6.04%), 웨이포트(1.65)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만 국내 상장 중국기업 10개사 중 중국원양자원(-1.65%), 글로벌에스엠(-0.97%), 평산차업 KDR(-4.74%)만 상승흐름에 편승하지 못했다.
한편 일각에선 중국 기업들이 올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들의 주가 동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코스닥업체 관계자는 "실제 실적이 뒷받침되는 씨케이에이치나 차이나그레이트 외에 적자를 낸 다른 중국기업들까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개별 기업 내용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또다시 '중국'이라는 큰 카테고리에 갇힐 경우 실적이 좋은 기업들까지 주가 부진을 겪는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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