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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에어컨·전지현 냉장고 사라진다…삼성, 마케팅 전략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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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제품을 히어로로 만들어라" 주문

[아시아경제 명진규·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격의 경영'의 일환으로 '히어로 마케팅'에 나서며 유명 톱스타들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한다.


상반기까지는 종전대로 유명 톱스타들을 내세워 주요 프리미엄 가전제품들을 소개할 계획이지만 하반기부터는 주요 제품에서 유명 톱스타들을 모두 뺄 계획이다. 에어컨은 김연아, 냉장고는 전지현 등의 등식도 사라질 전망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CES 2014'와 관련된 보고를 받은 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에게 삼성 제품 그 자체를 히어로(주인공)로 만들어라"고 지시했다. 이 회장은 최근 수년간 삼성전자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서도 위기를 강조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4분기에 한계를 드러냈다. 삼성그룹 전체 매출의 90%를 넘어설 정도로 삼성전자 비중이 높아졌고 특히 IT모바일(IM) 부문의 스마트폰 사업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자칫하면 급격한 시장변화로 인해 현재의 지위를 다시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 회장의 '히어로 마케팅' 주문은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삼성전자 고위 경영진들은 이 회장의 주문에 대해 ▲'삼성(SAMSUNG)'의 일원화된 브랜드 마케팅 ▲제품의 질을 높여 프리미엄 제품군 정착 ▲제품 자체에 스토리를 담아 외부적인 마케팅 영향력을 최소화 할 것 등 3가지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과거 20여년 전 삼성이 갖고 있던 한계는 양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신경영을 통해 질로 변화할 수 있었다"면서 "이제는 품질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품격을 높여 소비자들이 '삼성'이라는 이름만으로 제품을 신뢰할 수 있도록 제품 그 자체가 주인공으로 부각돼야 한다는 점이 회장께서 지시하신 주요 사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개별 제품의 하위 브랜드를 폐지해왔다. 과거 TV의 경우 파브, 세탁기, 에어컨 등은 하우젠 등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삼성' 브랜드만 사용하고 있다. 냉장고는 하위브랜드인 지펠을 '삼성 지펠'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톱스타들을 기용하며 '김연아 에어컨', '전지현 냉장고', '현빈 TV' 등을 내세웠던 유명인 마케팅 역시 단계별로 전면 폐지한다.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대거 수정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생활가전 마케팅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제품을 부각하고, 일반 제품의 경우 일부에 한정해 스타급 모델을 쓰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상반기 동안에는 기존 마케팅 전략을 유지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영화배우 전지현과 피겨 선수 김연아를 각각 냉장고, 에어컨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전지현은 지난해 1월 냉장고 브랜드 '지펠' 모델로 발탁돼 스테인리스 메탈 외관 프리미엄 냉장고 '지펠 T9000', 김치냉장고 '지펠 아삭 M9000'의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김연아는 2009년부터 삼성전자 에어컨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내놓은 스마트 에어컨 'Q9000'은 '김연아 에어컨'으로도 불린다. 다음달 초부터 방영될 초고화질(HD) TV 광고에도 국내 유명 톱스타가 등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중 단계별로 유명 톱스타들을 광고에서 하차시키고 하반기에는 대부분의 프리미엄 제품에서 톱스타 광고 모델을 제외시킬 예정이다.


톱스타가 사라진 자리에는 제품이 주인공이 돼 스스로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다.


이미 IT모바일(IM) 부문의 경우 스마트폰 광고를 통해 스마트폰이 스스로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제품의 특장점을 소개하는 광고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광고, 마케팅 전략을 생활가전 제품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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