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기초생활수급자인 A씨(45)는 최근 수 백 만원에 달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오랜 불경기로 몇 년간 일을 하지 못한데다 생활고를 견디기 힘들어 여기저기에서 돈을 빌려 쓴 것이 화근이 됐다.
빚을 갚으라는 독촉이 빗발쳤지만, 변변한 직업이 없고 기초생활수급자다보니 금융권에서 돈 빌리기도 쉽지 않았다.
고민이 심하던 차에 함평군청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한다는 주위의 얘기를 듣고, 상담 끝에 개인파산이라는 돌파구를 찾은 것.
지난해 9월부터 연중으로 운영하고 있는 함평군의 무료 법률상담이 군민들의 고민거리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평군은 지난해 7월 군을 상대로 한 민사·행정소송을 총괄하고 자치법규 입안 자문과 심사, 기타 정책에 대한 법률자문을 담당할 계약직 변호사를 채용했다.
안병호 함평군수는 군민들의 권리를 지키고 더 나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토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법률 검토를 거친 후 9월부터 주민들에게 연중 무료로 법률자문을 시작했다.
함평군에 따르면, 지난 5개월간 법률 상담건수는 130여 건. 그 중 A씨와 같은 채권채무, 개인파산 문의가 56건의로 가장 많다.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농촌 지역에서도 가계 빚에 허덕이거나 금전문제로 마음고생을 앓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또 재산소유권 분쟁, 부동산 권리관계, 행정처분, 가사사건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설 명절 전후로 상속, 재산분할 등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어난 점도 눈길을 끈다.
법률상담을 맡고 있는 안영진 변호사(지방전임계약직 나급)는 “법을 잘 몰라 답답해하시던 군민들께서 상담 후 만족한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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