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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가격 줄인상…"대한민국 아버지 등골 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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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이른 시간부터 40대 남성 2명이 술잔을 부딪히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와이프가 아이들 학원 하나 더 보내자며 바가지 긁는데 어찌나 속상하던지. 숨겨둔 비상금도 없고,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계속 오르고 착찹하더라"며 A씨가 한숨을 내쉬자 옆에 있던 B씨가 "그러니까 이 나라에서 못살겠다는 소리가 나오는거 아니겠어"라고 위로를 한다. B씨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 1%대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판인데 체감물가는 왜 이리 높냐"며 "원재료 가격은 떨어졌는데 식음료 가격은 오르고, 정부는 뭐하는건지. 이럴 때 기업들 팔이라도 비틀어야지"라고 일갈했다. 최근 과자, 음료, 빵 등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대한민국 아버지들의 속이 타들어 간다.


7일 크라운제과는 이달 생산분부터 빅파이와 콘칲 등 7개 제품의 가격을 7.1∼10% 올리기로 했다. 빅파이와 콘칲은 각각 2800원에서 3000원으로 7.1%, 버터와플과 뽀또는 각각 1000원에서 1100원으로 10%, 하임은 5500원에서 6000원으로 9.1%, 땅콩카라멜은 1600원에서 2000원으로 7.1%, 국희샌드는 4200원에서 4600원으로 9.5% 인상된다.

삼립식품도 175종의 빵 가격을 평균 6.5% 인상할 예정이다. 가격 조정 대상제품은 12버터롤이 3300원에서 3500원으로 6.1%, 싱그러운아침우유식빵이 1500원에서 1600원으로 6.7%, 신선가득꿀호떡이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 정통크림빵이 800원에서 900원으로 12.5% 오른다.


롯데칠성음료도 오는 10일부터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칸타타, 게토레이 등 14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6.5%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률은 칠성사이다가 8.3%, 펩시콜라 6.6%, 칸타타 5.3%, 게토레이 5.2% 등이다.

이에 앞서 농심은 새우깡을 비롯한 스낵ㆍ즉석밥ㆍ음료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새우깡은 1000원에서 1100원으로 10%, 수미칩은 2200원에서 2400원으로 9%, 자갈치와 양파링은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 뛰었다. 또 즉석밥은 햅쌀밥과 고시히키리 2개 제품이 평균 9.9% 올랐고, 음료제품인 웰치주스와 웰치소다는 각각 8.2%, 5.2% 인상됐다.


이와 관련 식음료업체들은 하나 같이 원재료, 인건비, 물류비 등 여러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이들 제품의 주요 원료인 밀가루, 원당, 옥수수 등의 국제 가격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수익구조가 악화돼 어쩔 수 없다는 이들의 말은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단적인 예로 오리온 초코파이의 최근 3년간 원재료 가격 인상은 4.9%에 불과하지만 제품 가격은 같은 기간 50% 올렸다. 특히 이들의 지난해 매출은 소폭 상승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 요인이 없는데도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겠다는 '도둑 심보'나 다름없다"며 "물가는 민심의 향배와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는 한 순간도 이들에 대한 감시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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