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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정부 고용정책에 '벙어리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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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김승미 기자]정부가 최근 내놓은 다양한 고용정책에 재계가 벙어리 냉가슴이다. 여성의 사회적 참여 및 고용창출이라는 정부정책에 심증적으로는 박수를 보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적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일부 기업의 고용정책을 정부가 응용, 여러 기업에 전가하는 것 아니냐라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일하는 여성을 위한 생애주기별 경력유지 지원 등 최근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여성고용정책에 개별 기업들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엔저 등 환율 불안으로 인해 수출채산성이 떨어지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정부의 고용정책이 부담아닌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산업이 특성에 따라 최적화된 정부의 고용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시간제 일자리의 경우 구직자가 진정 원해서 지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시간제 일자리에 지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 시간제 일자리가 나쁜 일자리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서비스 등 유통업종에서는 시간제 일자리 도입이 용이하고 또 지원자가 많을 수 있지만 제조업에선 사실상 시간제 일자리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견해다.


제조업에 있어 시간제 일자리는 생산성 저하를 이끌 수 있고 이는 곧 품질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시간제 일자리는 기업의 노동유연성을 훼손, 자칫 기업이 경쟁력을 헤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 역시 계약직인 만큼 계약기간만큼 유지해야 하고 그로 인해 기업의 노동유연성이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가 더욱 나빠져 위기상황이 올 경우 기업은 고용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결국 시간제 일자리는 한시적인 정책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간제 일자리가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재계는 제조업의 고용정책과 서비스업의 고용정책은 이원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조업은 업무의 연속성이 중요한 반면 서비스업은 크게 중요치 않다는 것이다. 또 제조업에 따라 근로자의 근속연수가 상이한다는 점도 고용정책에 반영돼야 한다고 재계는 주장하고 있다. 근속 연수가 긴 제조업은 그만큼 업무의 숙련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 등 업종의 근속연수는 중후장대형 업종에 비해 짧은 편"이라며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다르고, 또 제조업도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감안, 정부의 고용정책이 다원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목표로 하는 고용률 70%가 양질의 일자리 70%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 일자리 70%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정부의 세심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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