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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증시]'아르헨티나 쇼크'에 대응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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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신흥국의 통화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가운데 중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이 신흥국 환율의 변동성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아르헨티나의 페소화는 15% 가까이 빠졌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의 통화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27일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아르헨티나의 경제상황과 외채지급능력을 감안했을 때 지난 2001년과 같은 채무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러나 신흥국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주변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국내증시 대응 역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이번주에는 미국의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1월 미국 FOMC 회의 등이 예정돼 있다. 1월 FOMC에서는 미국의 경제상황 만을 고려할 경우 지난달에 이어 추가 양적완화 축소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르헨티나 쇼크 등 신흥국의 시장불안이 심화·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 연방준비제도의 액션에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지난 주 아르헨티나의 페소화가 무려 14% 하락했고, 1월 한 달 동안 약 20%의 평가 절하가 발생했다.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폭락은 취약한 경제상황과 적은 외환보유고 등에 따른 것이다. 취약한 경제상황에 처한 국가인 터키, 남아공, 러시아 등의 통화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아르헨티나의 경제상황이나 외채지급능력 등을 감안하면 지난 2001년처럼 채무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나, 심리적 불안이 다른 신흥국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금융시장에 위험회피 성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 발표된 중국과 우리나라의 지난해 4분기 GDP는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거나 부합해 경기회복을 지지해줬다. 하지만 주 후반에 발표된 중국의 1월 HSBC 제조업 PMI가 기준치를 하회한 49.6포인트를 기록해 실망감을 줬다.


이번주에는 미국의 4분기 GDP 속보치 발표와 1월 FOMC 정례회의 개최가 예정돼 있다. 미국 4분기 GDP는 개인소비지출과 건설 및 설비투자 증가 및 순수출 기여도 상승 등이 예상돼 전기비 연율 3.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FOMC에서는 추가 양적완화 축소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신흥국의 자본시장 조정에 이어 선진국에서도 금융시장 불안이 나타나고 있어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연준이 자국의 경제 상황만을 고려해 양적완화 축소를 확대할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금리와 환율, 주가, 원자재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은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일간 변동성은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신흥국의 통화 및 증시 조정, 금리 상승 등이 선진국으로 전이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에서는 미국 국채 금리 하락폭이 확대됐고, 환율에서는 엔화의 하락세, 원화의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변수의 움직임은 제한적이나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지난 주 후반부터 확대되고 있다. 1월 FOMC를 앞두고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선진국으로 전이될 수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된 상황에서 중국의 1월 HSBC PMI 제조업 잠정치가 50을 하회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이머징 각국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같이 기초 펀더멘털이 부진했던 국가의 경우 환율과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같은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급등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채무불이행 리스크에 이어 다른 이머징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최근 통화가치의 하락이 컸던 국가들과 아르헨티나 주변의 남미 국가들의 외환보유고와 경상수지 GDP 비중을 보면 외환보유고는 아르헨티나와 달리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과거 2001년 12월에도 디폴트를 선언한 적이 있다. 당시 아르헨티나 만의 문제로 종결됐고 글로벌 경기 흐름이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증시에 부정적 영향은 거의 없었다.


이번에도 글로벌 경기상황은 긍정적이다. 글로벌 산업생산 지표와 이머징 지역의 리스크를 나타내는 이머징 채권 스프레드가 반비례 관례를 보였던 과거 추이를 감안할 때, 이번 이머징 불안감 역시 확산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


추가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할 28~29일 FOMC 회의를 앞두고 증시 단기불안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근처에 위치해 있는 상황에서 단기 불안요인들로 인한 조정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한다. PBR 1배 수준의 지지는 지켜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의 기초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점과 이머징 불안감으로 원달러 환율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주 비중 높은 한국증시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미국 FOMC 회의를 앞둔 가운데 중국의 1월 PMI지표 부진이 신흥국 환율의 변동성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선진국 증시에까지 전이될 조짐이다. 선진국 증시도 밸류에이션 부담 속에 신흥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실적시즌 도래로 단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증폭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동성 확대 국면은 악재를 소화해가는 과정이다. 최악의 상황 이전까지는 불안감에 선조정을 보이지만, 이후에는 해결책이 나오기 때문에 시장의 분위기 반전이 가시화된다.


최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가들 대부분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음을 감안할 때 금융불안이 이머징 국가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코스피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국들과도 상반된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만큼 미국의 양적완화에 수혜가 크지 않았고, 양적완화 축소 이슈로 인한 충격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작년 8월 중순 동남아시아 금융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에도 코스피는 급반등세를 보였다. 최악의 국면이 지난 이후 코스피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부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주 거래일은 단 3거래일에 불과하다. 어떻게 보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국면에서 시간적 여유를 벌 수 있는 시점이다. 특히 29일에는 미국 FOMC회의가 예정돼 있어 신흥국 금융 불안을 촉발시킨 주요 원인이 완화될 수 있는 여건이다.


코스피 1927(200주선)과 1900선(하락추세대 하단) 지지력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얼마나 빨리 200일선(1951)을 회복하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최근 실적부진, 실적쇼크를 기록한 이후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오히려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번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도 이번주가 피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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