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실적부진에 가격매력은 높아져…투자 저울질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23일 현대자동차, 24일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자동차 3인방'의 주가 향방에 눈길이 가고 있다. 그간 자동차주들은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줄하향되는 와중에 엔저 타격까지 겹치며 주가 역시 뚜렷한 움직임을 나타내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실적 확인이 투자주체들의 본격적인 유입의 원동력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각각 22조7171억원, 2조1757억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7786억원, 7554억원 수준이다. 연초 이후 증권사들은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당초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전망치를 하향조정해왔다. 엔화 약세 및 원화 강세 움직임이 이어진 데다 현대기아차가 11~12월 연간 목표 달성을 앞두고 다소 보수적인 생산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자동차주들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매매방향은 뚜렷한 기조 없이 엇갈리고 있다. 올 들어 전날까지 기아차를 824억원어치 팔아치운 반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188억원, 529억원어치 사들였다.
그러나 최근 기관은 자동차주들이 엔저 타격으로 인한 하락 덕에 가격매력이 높아졌다는 점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부진 역시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단기 모멘텀 부재 및 엔화 약세는 지속되고 있는 우려 요인이라, 4분기 실적발표 시점을 전후로 진입 가격을 재고 있는 중이라는 평가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 30개 기관투자가와 세미나를 실시한 결과, 자동차주에 진입할 적절한 시점과 진입 가격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특히 현대차에 대한 관심이 컸으나,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차는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지난해 글로벌 판매증가율 7%를 기록하는 등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꼽혔다. 다만 주가의 상승여력은 크지 않다고 평가됐다. 현대모비스는 지배구조 이슈로 영업이익률 상승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됐다.
중장기적으로는 부품사의 성장성이 완성차보다 높지만, 밸류에이션 격차 확대로 현재는 완성차에 더 관심이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실적부진이 예고되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악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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