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이용해 한몫 잡으려던 개인투자자들의 희비가 갈렸다. 전통(?)의 선발 테마주들을 고가에 추격매수한 소수의 투자자들은 콧노래를 부른 반면, 선발주들의 상한가 진입에 편승해 동반 급등세를 보이던 후발 테마주들에 뛰어들었던 투자자들은 상투를 잡은 아픔을 곱씹어야 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AI 테마주로 꼽히는 파루와 제일바이오는 전날 상한가로 마감, 3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했다. 또 이-글 벳은 3일 연속 상한가에는 실패했지만 13.51% 올라 3일간 49.9%나 폭등했다. 이-글 벳은 이틀 연속 상한가에 대한 부담으로 강보합 수준에서 시작했지만 AI 감염 지역이 확산되고 야생오리 등에까지 퍼졌다는 소식에 추가 매수세가 몰렸다. 파루는 이날 오전 장에서도 상한가에 진입, 4일째 상한가 행진 중이며 제일바이오와 이-글 벳도 10% 이상 급등 중이다.
그러나 AI가 확산추세를 보이면서 AI 테마주로 새롭게 편입된 종목들을 선택한 투자자들의 운은 오래가지 못했다. 파루와 제일바이오, 이-글 벳은 첫 이틀 상한가를 기록하는 동안 모두 시초가부터 상한가였다. 일반 투자자들은 사고 싶어도 살 물량도 없었고, 과감하게 상한가에 진입하기도 힘들 수밖에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이 눈을 돌린 것이 AI 창궐때마다 함께 주목받던 수산주였다. 이마저 동원수산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너무 빨리 시세를 내면서 그간 알려지지 않던 새로운 AI 테마주 찾기 바람이 거셌다.
먼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테마주들이 주목을 받았다. 닭고기의 대체제로 물고기뿐 아니라 쇠고기도 주목받을 것이란 시나리오를 업고 한일사료가 지난 20일 장중 1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도 같은 날 반짝 상승했다. 하지만 이들의 시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일사료는 20일 상승률이 5.97%로 줄면서 마감하더니 21일엔 7.75%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20일에도 하락마감했다.
AI 방계 테마주들의 시세가 오래가지 못하면서 AI 관련 매출은 있지만 비중이 미미해 그간 크게 부각되지 않은 종목들에 투자자들이 몰렸다. 20일 하루에만 고려제약, 오리엔트바이오, 씨티씨바이오 등이 AI 관련 제품을 판매한다는 이유로 반짝 상승했다.
하지만 매출비중이 높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20일 장중 12.48%까지 오르기도 했던 고려제약은 급등세를 지속하지 못하고 그날 상승률이 6.90%로 줄었고, 21일에는 하락 반전했다. 오리엔트바이오는 20일 장중 고점 13.33%를 지키지 못하고 5%대 상승으로 마감한 뒤 21일 3% 이상 빠지며 20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