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탈원전 재생에너지 전환을 표방한 독일이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삭감해 빈축을 사고 있다. 보조금을 전기요금 고지서에 합산해 부과하는 탓에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하자 보조금을 삭감하는 방편을 택한 것이다. 풍력발전기 등 청정에너지 업체들은 강하게 반대하지만 발전회사와 발전소 터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환영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4월 정책을 확정해 8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오는 2015년 풍력 발전 보조금을 최대 20% 삭감하고 태양광 발전용량 신규설치도 제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2~23일 각료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제출될 내부 문건을 인용해 가브리엘 장관은 육상 풍력발전 사업자에 대한 보조금을 2015년에 킬로와트아워(kWh)당 9유로센트로 제한하고 연간 신규 설치용량도 약 2500메가와트로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리고 전했다.
독일 정부는 태양광 발전 신규 설치 용량도 현행 2500~3500메가와트에서 2500와트로 감축할 계획이며, 바이오매스 역시 연간 100메가와트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풍력발전기 메이커 노르덱스를 비롯한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풍력 업계 단체인 BWE는 “육상 풍력 보조금을 지난해에 비해 최대 20% 낮춘다는 것은 비 생산적”이라면서 “ 가혹한 삭감은 독일의 풍력에너지 산업 확장을 위협하고 에너지 전환을 탈선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정부는 핵 발전소폐쇄비용을줄이고독일경제를재생에너지로이행하기위해그동안재생에너지권장정책을펴왔다
그러나 최근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용이 치솟고 그것에 대한 보조금이 늘어 독일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전기요금이 28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이 치솟자 보조금 지급체계에 수술을 가한 것이다.
BSW-솔라는 “미국과 일본,중국이 태양에너지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데 독일 태양광 시장은 지나치게 급속한 보조금 삭감의 결과 절반 이상 축소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독일 1,2위 발전사인 에온과 RWE, 가스터빈 업체 GE 등은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특히 독일 파텐팔의 베를린 내 발전소에 1억유로 규모의 가스터빈 공급 계약을 맺은 GE 독일의 슈테판 라이멜트 대표는 “독일은 보조금보다는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이 분야 연구개발 예산은 2억3000만유로지만 재생에너지 보조금은 200억 유로에 이른다”고 비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