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신간 '그 섬, 파고다'는 대한민국 노인문제의 현주소를 서울 종로의 파고다(탑골) 공원을 통해 바라본 심층 기획기사 20회를 엮은 책이다. 책은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간 각종 노인문제가 응축된 채 도시 안의 섬처럼 굳어진 파고다 공원과 그 일대를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취재한 내용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책은 파고다 공원과 그 주변의 이발소, 식당, 장기판 등 어르신들이 자주 찾는 곳을 대상으로 삼아 그들의 사연과 속내를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14년째 매일 공원으로 출근하는 할아버지와 자녀 몰래 몸을 파는 박카스아줌마, 하루 300여명이 줄을 서는 원각사 무료급식소 등도 만나볼 수 있다.
노인문제는 휘발성 강한 소재지만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근본적인 대책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그 섬, 파고다'는 노인이라는 소외 계층에 보다 진정성 있게 접근한 시도가 돋보인다. 보도 이후 다른 매체들은 '그 섬, 파고다'의 주제의식과 포맷과 비슷한 형태로 노인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더 반가운 것은 독자들의 반응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격려 이메일과 전화가 이어졌다. 한 독자는 원각사 무료급식소에 기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연일 포털사이트와 SNS를 뜨겁게 달구며 반향을 일으킨 '그 섬, 파고다'는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279회 '이달의 기자상'에 선정됐다. 이달 서울시의회에서 '그 섬, 파고다' 신문 지면과 함께 미공개 사진들로 기획 전시회를 열렸으며, 2차 전시회는 다음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어진다. '그 섬, 파고다'는 오는 23일부터 온라인 서점을 통해 구매 가능하며 오는 주말 오프라인 서점에도 배포될 예정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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