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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대통령과 소통령의 서로 다른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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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새해 들어 다시 '소통'(疏通)이 화두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인 박근혜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소통과 관련한 대조적인 언행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가장 소통을 '많이 해야 할(大通)'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소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소통을 하기 위해 우리 모두 더욱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에 대해 타협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 불법으로 떼를 쓰면 적당히 받아들이곤 했는데 이런 비정상적인 관행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소통이 안 돼서 그렇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오히려 진정한 소통을 위한 전제조건은 모두가 법을 존중하고 그 법을 지키고 지위의 고하를 막론해 이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소통도 법과 원칙을 지키는 한에서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일단 대화의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소신은 특히 지난해 말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철도노조의 장기간 파업에 그대로 적용됐다. 결과적으로 사상 최장 기록을 세운 철도파업 사태는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은 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에 대해 새삼 생각해볼 계기가 됐다.

반면 박 시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소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소통은 내 주장만 그대로 하는 게 아니다. 우선 내 자신을 낮추고 낮은 자리에서 상대 얘기를 경청하는 것이다. 물론,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은 있다. 시민의 세금과 편의는 양보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범위 안에서 협상으로 주고 받으면서 서로를 설득해야 한다."


박 시장의 이같은 소통론은 '원칙있는 소통'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강조점은 다르다. 박 대통령은 '원칙'을 강조한 반면 박 시장은 '낮은 자세'와 '협상', '설득'에 방점을 찍은 점이 차이가 있다. 특히 박 시장의 소통론은 철도 파업과 연계해 수도권 대중 교통망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었던 서울메트로지하철노조의 파업 돌입을 막는 결과를 낳았다.


박 시장은 지하철노조와 형식에 구애하지 않고 17번에 걸친 길고 긴 협상을 하면서 노조 측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 타협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물론 취임 후 2년간 지하철 해고자 복직ㆍ노동보좌관제 신설 등을 통해 꾸준히 소통해 온 것이 그 배경에 있었다. 이로 인해 서울 시민들은 그래도 출퇴근은 마음놓고 할 수 있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한때 권한과 위상을 감안해 '소통령'(小統領) 불리우던 자리인 서울시장의 '소통'이 힘을 발휘한 때였다. 박 시장의 새해 화두 '이통안민'(以通安民),즉 '소통으로써 시민들을 편안하게 한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박(朴) 대 박(朴)', 같으면서 다른 두 가지 소통의 원칙, 소통의 방식이 올해 각각 어떤 결과를 빚을지 주목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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