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중소기업이 만든 넛잡, 애니메이션 천국 美서 인기

하회진 대표가(가운데) 17일 열린 국내 시사회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450억원의 제작비, 3427개의 개봉관, 4일간 기대수익 1500만달러(약 159억원). 국내 토종 애니메이션 업체 레드로버가 미국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3D 애니메이션 영화인 '넛잡:땅콩 도둑들'을 통해서다.

북미 지역 4000여개 극장은 17일(현지시간) 일제히 넛잡을 내걸었다. 한국 영화 사상 최대규모다. 수많은 푸른눈이 한국의 작은 기업이 만든 영화에 매료됐다.

개봉전부터 넛잡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사전예매가 발달한 우리와 달리 현장예매가 많은 특성 상 관객 수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북미 최대 예매 사이트 판당고에서 넛잡은 4위에 랭크됐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현지 영화 관계자들은 디즈니, 픽사 등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의 작품을 제외한 중소 스튜디오의 작품으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상영관 수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넛잡의 북미지역 배급사인 오픈로드 측은 "당초 3000개관으로 예상했던 상영관 수가 극장주 시사회 이후 큰 호응을 얻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라며 “개봉 이후에도 시장 반응에 따라 상영관 수는 더욱 증가될 수도 있으며 박스오피스 실적을 위해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레드로버 관계자는 개봉 첫 주말인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1500만달러(약 159억원)의 수익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17일 국내 시사회서 하회진 레드로버 대표는 "미국에서 시사회를 세 번 열었다. 어린이들에게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미국 배급사가 직접 23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확정했다. 국내 어떤 영화도 그 정도까지 쓰면서 배급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넛잡은 미국을 포함 120여개국에 선판매 돼 일찌감치 성공을 알렸다. 하 대표는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타깃으로 제작했다. 무리하게라도 세계시장을 제대로 노려보고 가자고 기획했다. 큰 돈을 들여서 조금 무리는 했지만 최상의 품질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넛잡'은 귀여운 땅콩 원정대 동물들과 음흉하지만 어딘지 모자라는 은행털이 갱단이 벌이는 땅콩자루 쟁탈전을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다. 2007년 개봉한 디즈니 3D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시나리오에 참여한 론 카메론이 각본에 합류해 완성도를 높였다. 피터 레페니오티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국내 개봉은 오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