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상래]
주민들 “해양오염 우려 및 안전 위협” 조속한 처리 요구
서해어업관리단 “폐기물 처리 예산 없다” 변명만 되풀이
신안군 가거도항 물량장 부근에 건설폐기물이 1년 넘게 흉물스럽게 방치돼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그러나 이곳을 담당하는 서해어업관리단은 “폐기물 처리 예산이 없어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가거도항은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선박인양기가 파손됐다. 이에 서해어업관리단은 8억6000만원을 들여 어선인양기 복구공사를 긴급 실시해 이듬해 5월 완공했다.
그러나 어업관리단과 시공업체는 해당 지자체인 신안군에 건설폐기물 임시보관 장소 설치 및 승인도 없이 공사를 마무리하고 약 300여 톤의 건설폐기물을 물량장 부근에 1년이 넘도록 방치해 놓고 있다.
하지만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는 건설폐기물은 90일 이상 방치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다.
주민들은 “폐기물들이 바람이나 빗물에 씻겨 바다가 오염될 우려가 있고 또 해산물 채취 때 자주 이용하는 하는 길목이라 주민들의 안전에 크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어업관리단에 수차례 치워줄 것을 요청했지만 예산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어업관리단 관계자는 “일부 업무처리가 미흡했다”며 “긴급복구공사 예산 특성상 당시에 폐기물 처리비용이 책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한 뒤 “최대한 빨리 이 폐기물을 처리하도록 해 주민들의 불편사항이 없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주민 김모(59)씨는 “가거도항은 국가지정항으로 정부 예산이 투입된 곳인데 복구공사와 폐기물 처리를 분리발주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가거도는 해양생물 다양성이 풍부해 보전 및 학술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인정돼 2012년 ‘해양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노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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