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에서 처음으로 뒷걸음쳤다.
1996년 인도 시장 진출 후 줄곧 증가세를 이어온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경기침체와 환율변동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 등이 악영향을 미쳤다. 다만 인도 전체 신차 시장의 감소세를 감안할 때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시장 판매량은 38만2대로 전년 대비 2.9% 줄었다. 현대차 인도 판매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1996년 현지 진출 후 처음이다. 12월 판매량(2만8345대)은 다섯 달 만에 다시 월 2만대 선으로 주저앉았다.
차종별로는 신차 출시로 인해 연간 단위 비교가 힘든 아반떼, i10을 제외하고 전 차종의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도 신차 시장 규모가 쪼그라든 탓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그나마 그랜드i10이 큰 인기를 누리며 판매를 견인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랜드i10은 현대차가 인도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개발한 인도전용 소형차로 작년 8~12월 총 4만1861대 팔리며 현대차 판매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10월과 11월에는 1만대 이상 판매됐다. 현대차의 인도판매 차종 중 지난해 월 1만대 실적을 넘어선 차량은 그랜드i10이 유일하다.
현대차의 인도 판매는 2010년 35만6720대로 30만대선을 첫 돌파했다. 이후 2012년 39만1276대가 팔리며 40만대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으나, 현지 경기침체와 환율 등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밴 등을 포함한 인도 전체 신차 판매량은 255만대선으로 전년 대비 7.2% 줄었다. 인도 신차 시장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승용부문은 감소폭이 10%대에 육박했다. 승용부문 역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연간 판매는 후진했으나, 점유율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1월 누적기준으로 현대차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15.4%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2위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연간 점유율(15.4%)과 동일하다. 2012년에는 14.7%를 기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