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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고교 교학사 교재 선정과정 '외압'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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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 내 7개 고등학교가 '우편향' 논란을 빚고 있는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압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교학사 교재 선정을 철회하고 새 교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13일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의회 최창의 교육의원(사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445개 고등학교 중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논란이 되자 철회한 학교는 파주 운정고, 수원 동원고ㆍ동우여고, 분당 영덕여고, 여주 제일고, 양평 양서고, 파주 한민고 등 7개 고교였다.

도 교육청은 이들 7개 고교의 교학사 교재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이들 학교가 교학사 교재 철회를 잇따라 밝힘에 따라 지난 7일부터 해당 학교에 조사담당자들을 보내 교재 선정과정 등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 동우여고는 지난해 12월30일 열린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한국이 처해있는 사실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보다는 애국심이 강화되는 면과 건국과정도 그렇다"는 등 교학사 교재 선택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간 정황이 포착됐다. 이 학교는 이후 한국사 담당 교사의 양심선언으로 3순위로 추천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가 채택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우여고와 같은 사학재단인 동원고 역시 5명의 교사가 참여한 교과협의회에서 교학사 교과서가 3순위로 추천됐지만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감이 "7종의 한국사 교과서는 김일성과 북한정권 수립에 대한 서술에 많은 부분을 할당하고 있다. 반면에 교학사 교과서는 해방 이후 북한의 남침을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다"며 교학사 교재를 추천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평 양서고는 교과협의회가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했지만 이 학교 관리자가 "(교학사 교재의)이념 지향성은 중립적 자세로 지도하면 되고, 내용상 오류는 바로잡아 가르치면 된다"며 교학사 교재를 선택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분당 영덕여고는 학교운영위 회의록에 협의 내용도 없이 교과서 선정 결과만 한 줄로 기록해 운영위 논의자체가 부실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파주 운정고는 학교장이 교과협의회에 사전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으며, 내년 3월 개교하는 파주 한민고는 학교운영위가 구성되지 않아 학교설립추진단에서 교과서를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창의 교육의원은 "도내 한국사 교과서 선정을 변경한 7개교 가운데 6개교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기 위해 갖가지 불공정한 방법을 동원하거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교재가 선택됐다"며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학사 교재를 선택했다가 철회한 도내 7개 고교는 최근 한국사 교재 재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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