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신년인사회에서 아베 총리에 촉구…실질 성장률 1.5% 전망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일본 경제 3단체장은 일본과 한중 간의 관계 개선은 정상회담밖에 없다며 조속한 시일 안에 개최할 것을 일본 정부에 건의했다. 이들 단체장은 또 올해를 ‘민간 주도의 해’로 정하고 경제의 선순환을 실현하기 위해 임금인상을 검토할 뜻을 적극 밝혔다. 그러나 개별 기업들은 임금 인상과 소비세 인상이 경기에 줄 영향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보여 주목된다.
8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과 요네쿠라 히로마사 일본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회장, 하세가와 야스치카 경제동우회 대표간사는 7일 오후 도쿄도 치요다구에서 열린 ‘새해 축하 파티’ 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신년 축하회에는 기업대표 185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 자리에서 “올해는 디플레이션 탈출의 중대 국면”이라면서 “경기의 선순환을 실현하기 위해 기업 경영자 여러분에게 꼭 임금인상을 부탁하고 싶다”며 임금인상을 호소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후 악화되고 있는 중일·한일 관계 개선과 관련, 요네쿠라 회장은 “노력해 나가면 서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종래대로 민간 교류를 계속하겠다”고 표명했다. 미무라 회장은 “각각의 국민이 실태 이상으로 큰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타개책은 정상회담밖에 없다”고 주장했으며 하세가와 간사는 “한시라도 빠른 정상회담의 실현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아베 총리가 거듭 요청한 임금 인상에 대해 3단체장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요네쿠라 회장은 “(춘투의 경영진 지침이 되는) 경영노동 정책위원회보고에서 회원 기업에 임금 인상을 요청한다”고 밝혔고 미무라 회장도 “임금상승을 위해 소비세의 원활한 가격 전가 등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를 좋게 하는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세가와 간사는 “이미 물가도 플러스로 전환한 만큼 임금 인상을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단체장들은 올해 경제 성장을 낙관했다. 요네쿠라 회장은 “실질 성장률 1.5% 정도를 바란다”고 말했고 미무라 회장은 “명목 성장률은 희망적인 관측을 포함해 2.5%”라고 밝혔다.
환율에 대해 하세가와 간사는 “리먼쇼크 이전 1달러=114엔 수준을 생각할 경우 한층 더 엔화 약세로 치우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지만 미무라 간사는 “예측이 어렵다”며 발언을 피했다.
임금인상에 대해 단체장들과 달리, 참석한 기업 대표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후지모리 요시아키 LIXIL그룹 사장은 “기업의 책임으로 봉급 인상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고, 타가와 히로시 JTB 사장도 “교육 기회와 봉급 인상으로 직원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우스이 미노루 세이코 엡슨 사장은 “임금 상승을 지속시키려면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으며, 사토 요시오 스미토모생명보험 사장은 “협력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 잘 생각해 결론을 내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4월 소비세 증세가 경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기업인들은 다른 견해를 보였다. 토모노 히로시 신일본제철주금 사장은 “3월 말까지의 갑작스러운 수요와 4월 이후의 반동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기야마 히로타가 미쓰비시 토지 사장은 “정부의 주택 융자 감세 등 대책의 효과로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스즈키 사토시 세븐앤아이홀딩스 회장은 “새로운 상품을 제공하면 여름쯤에는 소비의 회복세가 보일 것”이라고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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