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올림픽 개최 방해 노린 반군 소행 가능성 커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러시아 남부 도시 볼고그라드에서 30일 오전(현지시간) 전날에 이어 또다시 자폭 테러로 보이는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14명이 숨졌다.
러시아 통신들에 따르면 폭발은 이날 오전 8시25분께 볼고그라드 제르진스키 구역의 카진체프 거리를 운행하던 트롤리 버스 안에서 일어났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폭탄의 위력은 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TNT) 4kg에 해당할 만큼의 강력한 것이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버스가 완전히 파괴돼 앙상한 뼈대만 남았고, 버스 주변에는 희생된 승객들의 시신 잔해들이 흩어졌다고 전했다.
베르니카 스크보르초바 보건부 장관은 이날 테러로 14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부상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장에는 구조대와 보안기관 요원들이 급파돼 부상자 수송과 사고 원인 조사를 벌였다.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날 폭발을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하루 전 발생한 볼고그라드 기차 역사 자폭 테러와 이날 트롤리 버스 테러가 서로 연관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과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내무부 장관(경찰청장)을 잇따라 만나 테러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면담 후 보르트니코프 FSB 국장을 진상 조사와 수사 지휘를 위해 볼고그라드로 급파했다.
전문가들은 볼고그라드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테러가 내년 2월 소치 올림픽 방해를 노린 이슬람 반군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반군들이 소치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테러를 자행하겠다고 공언해왔고 볼고그라드가 소치에서 크게 멀지 않은 남부 도시란 점 때문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 최대 이슬람 반군 지도자인 도쿠 우마로프는 지난 7월 전력을 다해 소치 동계올림픽을 저지할 것을 호소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900㎞ 지점에 위치한 볼고그라드는 소치에서는 650㎞가량 떨어진 지점에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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