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가 지난 23일 오후 정윤모 KT 노동조합 위원장과 만나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KT노조는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황 내정자가 KT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고 노사 간 신뢰도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T노조는 26일 '최고경영자(CEO) 내정 관련 KT노동조합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황창규 CEO 내정자가 KT가 직면한 현 상황을 비교적 정확히 인지하고 있고 노사 간 신뢰를 매우 중요시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황창규 CEO 내정자를 둘러싼 우려를 상당히 해소했다"고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정윤모 KT노조위원장은 황 내정자에게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으며, 피폐한 현장의 현실을 직시하고 빠른 시간 내 경영정상화를 이뤄 달라"고 요청했다. 또 "노조를 회사 경영의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경영 현안을 협의함으로써, 하루속히 현장 직원들의 고통을 덜고 회사의 안정적 성장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황 내정자는 "현 위기상황에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앞으로 노동조합을 경영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를 함께 타개하자"고 답했다.
KT노조는 "경쟁사로 고객이 무차별 이탈하는 현 상황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에 차기 CEO가 선임된 것은 한시라도 빨리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KT CEO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황 내정자가 결정된 직후 KT노조는 "예상 외 결과라 아직은 황 내정자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면서 "ICT 전문가로 KT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역량을 가진 큰 인물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밝힌 바 있다"고 언급했다.
황 내정자에 대해 안팎에서는 "현 정부의 '코드'에 맞는 '낙하산 인사'란 이미지는 덜하지만, 무노조 경영 환경인 삼성전자 사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노사관계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KT노조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황 내정자와 노조가 처음으로 만나 대화를 나눴다는 데 의의가 있으며, 황 내정자와의 상호신뢰 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향후 노사관계 관련 협의체 같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 자리는 아니다"면서 "조합원들의 기대 역시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KT노조는 "황 내정자가 노사상호 신뢰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고 2만5000명의 조합원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을 진정한 동반자로 인정하며 그간의 탁월한 경력과 능력을 바탕으로 KT에 봉사하는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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