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완연하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올해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4.1%를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치 3.6%와 전분기 성장률 2.5%를 모두 웃돈 것이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개인·기업의 지출 증가세가 빨라져 예상을 웃도는 GDP 성장률이 나온 것이라고 최근 분석했다.
항목별로 3분기 GDP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민간투자다. 민간투자는 3분기 GDP를 2.5%포인트 늘리는 데 기여했다. 특히 민간투자 가운데 기업의 재고 증가세가 돋보였다. 기업들은 3분기에 1157억달러(약 122조5600억원)어치의 재고를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 566억달러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기업의 1분기 재고 증가 규모는 422억달러였다.
이는 3분기 기업들이 소비자 수요가 늘 것이라고 확신한 가운데 물건을 창고에 더 많이 쌓아뒀다는 뜻이다. 기업은 경기가 좋아질 때에 대비해 재고를 늘릴 수 있다. 그러나 경기가 나빠질 때 재고가 증가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재고 증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전문가들 가운데 기업의 과도한 재고로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성장률이 약간 둔화할 것으로 보는 이도 있다.
민간투자에 이어 3분기 GDP를 끌어올리는 데 두 번째로 크게 기여한 것이 GDP의 70%나 차지하는 개인지출이다. 개인지출은 3분기 GDP를 1.4%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이바지했다. 특히 미국인들은 3분기에 자동차·가전제품 같은 내구재 소비를 7.9%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증가율 6.2%를 웃도는 것이다. 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도 2.9% 늘어 전분기 증가율 1.6%를 넘어섰다.
무역수지 역시 소폭이지만 3분기 GDP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3분기 수출은 3.9% 늘어 전분기 증가율 8.0%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입 증가세도 6.9%에서 2.4%로 줄어 전체 무역수지는 적자를 면했다.
정부지출 증가도 GDP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3분기 미 연방정부 지출은 1.5% 줄어 2분기 -1.6%보다 감소폭을 조금 줄였다. 그러나 3분기 주정부 및 지방정부의 지출이 1.7% 늘어 연방정부의 지출 감소분을 만회했다. 지난 2분기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출은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로써 3분기 지출 증가세가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미국의 3분기 가계·기업 지출이 고루 늘었다는 것은 긍정적 신호"라며 "4분기 성장률도 기대해볼만하다"고 밝혔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