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전망 하향 조정
갤럭시라운드 부진 수익 급감
영업익 9조원대로 떨어질 듯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올해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던 삼성전자의 기세가 4분기에는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18일 한국투자증권은 전반적인 경영 현황 부진을 이유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기존 63조3000억원에서 60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기존 10조5000억원에서 9조8000억원, 순이익은 10조3000억원에서 9조5000억원으로 각각 5%, 6.7%, 7.6% 낮췄다.
서원석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과 수익이 감소했다”면서 “시스템LSI는 애플 아이폰5c의 판매 부진으로 가동률 상승이 크지 않아 수익성 개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고 디스플레이패널(DP)사업의 경우 TV패널 가격 하락으로 대형 LCD패널 실적이 악화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의 매출과 수익성이 급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도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0조4000억원에서 9조8000억원으로 6% 끌어내렸다. 황민성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패널이익이 전체 실적 하락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갤럭시 라운드 부진 등으로 늘어난 개발비가 일시적인 수익률 급감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부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하나둘씩 하향 조정에 나서면서 이런 추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증권사의 전망치가 실제 실적과 엇갈렸던 경험에 비춰볼 때 삼성전자 4분기 성적도 막상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상당수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넘지 못했다. 3분기에는 10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10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4분기 실적부진에도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의견이다. 4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내년 스마트폰 판매량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며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상태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에 대한 내용은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고 인터넷모바일(IM) 및 반도체 등 주력 사업부의 실적은 매우 견조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2014년 실적 추정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6.4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에 불과해 삼성전자의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시기”라고 판단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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