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1 "경기도청 제2별관은 다른 건물에 비해 너무 춥습니다. 그런데도 난방을 못하게 해 일하기가 너무 힘듭니다."(2별관에 근무하는 직원)
"최소한의 난방을 실시해 근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임산부나 장애우 등 더 힘들어 하시는 분들은 개별난방도 하는 방법을 찾겠습니다."(박수영 도 행정1부지사)
#2"명절 등 연휴 때는 도청 주변 식당이 쉬기 때문에 배달이 안됩니다.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세요."(콜센터 상담직원)
"연휴 때 구내식당을 열어, 근무하는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박수영 도 행정1부지사)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사진)가 지난 4월 부임 후 6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직원들과의 소통행정 '브라운백 미팅'(Brown Bag Meeting)이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자리매김하며 직원들과의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사실 공직사회는 엄격한 직급체계로 자신의 불편한 점을 선뜻 주위에 하소연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다보니 당사자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발만 구르고, 이는 도정 누수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간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박 부지사는 직원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야만 제대로 된 '공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6월 6급 이하 실무직원들을 대상으로 첫 번째 브라운 백 미팅을 가졌다. 이후 브라운 백 미팅은 2주에 한 번꼴로 지금까지 모두 9차례 진행됐다.
브라운백 미팅은 직급을 떠나 소수의 인원들이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대화하는 모임을 말한다. 보통 점심으로 제공되는 샌드위치나 샐러드 등의 봉투가 갈색에서 유래된 말이다.
18일에는 올 한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그동안 미팅에 참석했던 직원 9명을 초대해 개선된 사항을 점검하는 의미있는 자리로 꾸며진다.
앞서 박 부지사는 9차례의 브라운백 미팅을 통해 총 28건의 건의사항을 직원들로부터 받아 이중 21건을 처리했다. 건의사항 중 이행이 어려운 2건은 담당자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박 부지사와 브라운백 미팅을 가진 한 직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맛있는 피자와 샐러드를 많이 먹었다. 주소록에 스마트한 삼촌이란 애칭을 추가할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박 부지사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지사라는 자리, 45개가 넘는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사회도 봐야 하고, 광화문으로, 세종시로 번쩍 날아다녀야 하고, 하루에 30~40개 결재도 해야 하는 바쁜 자리지만 직원들과 만나는 브라운백 미팅은 빼먹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제일 신나고 재미있으니까요."라고 글을 올렸다.
박 부지사는 어려운 재정난 등 도정 현안이 많지만 직원들과의 브라운백 미팅은 빼놓지 않고 내년에도 계속할 계획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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