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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증시]깜깜할 땐 눈앞의 불빛을 따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34초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예측하기 힘든 증시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개선을 시사하는 지표들은 양적완화 조기축소의 선봉장으로 작용 중이고, 거래대금 가뭄으로 미미한 수급변화에도 코스피는 2000을 전후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주가순자산비율(P/B) 1배 레벨인 코스피 1960선의 지지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거래대금 비중의 바닥권은 중장기 지수와 수급의 반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유의미한 분기점이었다는 측면에 주목했다. 2000선을 전후로 한 지수 레벨에서는 매수 대응이 여전히 유효하며, 실적과 시장 수급 등을 고려한 종목별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조기화와 엔저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할지라도, 이미 알려진 불확실성의 파괴력은 밸류에이션 저점 앞에서 힘을 잃을 공산이 크다. 결국 코스피 2000선 이하 구간에서는 우려로 움츠러들어있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희뿌연 안개 사이로 어떠한 종목에 시선을 집중시킬 것인가에 대한 판단일 것이다. 항로를 밝히는 등대와 같은 종목이 있다면, 우리의 항해는 보다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접근 가능한 데이터를 통해 투자 가시성 상위 종목군을 도출해봤다. 양대 축은 4분기 실적과 시장 수급이다.

실적 가시성에 대한 판단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했다. 전분기 대비, 전년동기 대비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양호한 종목군을 찾아봤다. 여기에 올해 각 분기별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대비 실제발표 영업이익의 평균 괴리율이 적으며 그 변동폭이 제한된 종목군을 더했다.


현재 시장의 가장 확실한 수급주체가 연기금이라는 측면에서 하반기 이후 연기금 순매수 상위 종목들을 찾아봤다. 기업간 시가총액 차이를 감안해 하반기 이후 연기금 누적 순매수 대금에 평균 시가총액을 나눠 산정했다.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네이버(NAVER), 한국전력, 롯데케미칼, 삼성SDI, 롯데푸드 등 5개 종목을 투자 가시성이 우수한 종목군으로 선정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코스피는 12월 들어 7거래일 연속, 코스닥은 7거래일 중 6거래일간 전강후약(음봉) 마감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문제가 아니다.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은 장 중 등락률 평균은 각각 0.94%, 0.91%다. 다른 주요 증시와 비교할 때 변동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각 지수별 거래 시간까지 고려해도 마찬가지다. 유럽(8시간30분)과 미국(6시간30분)은 우리나라보다 거래 시간이 길고, 아시아(상하이 4시간·일본 5시간·홍콩 5시간30분)는 짧다. 시간당 장중 변동성의 경우 코스피 0.16%, 코스닥 0.15%로 계산된다(유럽 0.11%, 미국 0.13%, 홍콩 0.19%, 일본 0.33%, 상하이 0.38%).


주목할 점은 일별 마감 지수와 매일 장중 저점을 비교한 되돌림 비율이다. 조사 대상으로 열거한 주요 증시 되돌림 비율은 올해 평균 0.58%다. 그러나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47%, 0.46% 수준이다. 12월 이후로 계산하면 더욱 부진하다. 비교 대상 증시 가운데 3중전회 이후 시장 개방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하이 지수가 가장 높은 되돌림 비율(0.80%)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산매입 축소 논쟁에도 불구하고 S&P500 되돌림 비율 역시 0.41% 수준이다. 반면 코스피와 코스닥의 되돌림 비율은 각각 0.16%와 0.18%로 낮아진다. 더구나 이 수치는 지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하든 과거 국내 증시 역사적 시점과 비교하든 간에 현재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가 이례적으로 약하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 투자 심리를 추가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는 변수들은 제한적이다. 외국인들의 기조적 이탈 양상이 없고 국내 증시 장중 등락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중화권 증시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엔화는 약세 속도가 주춤하고 있으며, 국내 이익측면의 조정도 상당부분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국내 증시의 뒷심 찾기도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실제 매매에 있어서는 거래가 한산해질 수 있는 연말이라는 시기적 특성이나 이벤트 확인 심리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종목별로 조건을 걸어 트레이딩 대상을 모색하는 전술적 대응도 생각해볼 수 있는 시점이다. 금일 주목하는 대상은 '유독 취약한 시장 투자심리에도 불구하고 뒷심을 보여주고 있는' 종목군이다. 코스피에서는 아모레퍼시픽 등 13개 종목이, 코스닥에서는 코미팜 등 7개 종목이 추려졌다.


◆오승훈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상반기 데자뷰 때문이다. 상반기 거침없는 '아베노믹스'와 3월15일 일본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공식 참여를 선언하면서 일본과 경합관계에 있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커진바 있다.


엔·달러 환율이 연중 고점에 근접하며 엔화 약세가 다시 가속되고 있다. 엔화 약세를 만들고 있는 힘은 두 가지다. 내부적으로는 일본중앙은행이 제시한 2% 물가목표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면서 공격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적으로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협상 타결이 임박한 TPP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엔저와 TPP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에 다시 한 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당장 엔화약세가 가속되면서 일본에 대한 외국인 매수는 늘어나고, 한국에 대한 외국인 매수는 정체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한국의 자동차 업종에 대해 집중 매도하면서 엔 약세와 TPP 협상에 대한 경계의 시각을 높이고 있다.


두 가지 요인은 중 연내 타결 가능성이 점쳐 졌던 TPP협상은 해를 넘겨 최종 결과 도출을 위한 협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졌다. 6~10일 싱가포르에 진행된 TPP 협상이 최종 합의에 이르는 못하고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연내 타결의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이제 관심표명과 비공식 예비협상에 들어간 한국 입장에서는 대응할 시간을 벌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전고점에 근접한 엔·달러도 상승이 가속되기보다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나타난 엔화약세는 공격적인 정책에 대한 기대라는 점에서 상반기와 동일하다. 하지만 엔화를 둘러싼 대외환경 측면에서는 상반기와 다른 점이 존재한다. 상반기 엔화약세를 가속시켰던 외부요인 중 하나는 유럽경제 부진에 따른 유로약세였다. 유로약세는 달러강세에 영향을 주고 이는 엔약세를 더 강화시키는 원인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유럽 경기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상반기와 같은 유로약세가 일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는 약세, 유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엔 약세 심리도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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