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우리는 어느 행동이 과하거나 지나칠 때 "오버한다"고 말한다. 말많고 탈많은, 그래서 늘 입방아에 오르는 우리 정치는 유독 자주 오버한다. 결과는 언제나 '역풍'으로 귀결됐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4년 17대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안을 처리했다. 당시 한나라당의 오버이자 피해의식이었다. 국회에서 탄핵안을 통과시키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후 치러진 총선의 결과는 참담했다. 한달 여 뒤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47석에 불과하던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얻은 반면 한나라당은 참패했다.
민주당은 총선과 대선이란 중요한 고비마다 국민 상식에 어긋나는 '막말 논란'으로 실점을 자처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나는 꼼수다'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진행자 중 한명인 김용민씨를 공천했으나 그는 각종 '막말 논란'으로 당 지지율을 하락시켰고, 지난 대선때는 이종걸 의원의 '박근혜 xx'라는 욕설파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과는 총선과 대선패배로 귀결됐다.
대선 1년이 가까워 오도록 '대선 불복' 논란에서 허우적 거리는 여야는 이번에도 또 '오버'를 하고 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의 "대선 불복 선언"에 이어 양승조 최고위원이 "(박근혜 대통령은 암살당한) 박정희 대통령 전철의 밟을 수 있다"고 말하자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통령 위해(危害)를 선동ㆍ조장하는 무서운 테러다"고 격앙했다.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고 있는 야당이나, 야당에게 숨쉴틈 조차 주지 않고 있는 청와대 여당이나 모두 오버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처럼 보인다.
이처럼 오버하는 것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일까? 대부분의 국민들은 야당의 발언이, 청와대와 여당의 대응이 '오버'라는 것쯤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오버 정치'가 가져올 결과도 뻔하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이럴 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말한다. 오버가 난무할 때 정치 혐오증이 확산되고 이는 결국 정치권에 부메랑이 될 것임을 정치권은 진정 모르는 것일까?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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