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발 빠른 행보가 한국 축구에 '그랜드슬램'을 안겼다.
한국은 6일(한국시간) 브라질 살바도르 코스타 도 사우이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에서 2017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미 컨페더레이션스컵(2001년), 월드컵(2002년), U-17 월드컵(2007년)을 개최한데 이어 FIFA 주관 4대 축구 대회를 모두 유치하는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다. 일본(2002년)과 멕시코(2011년)를 잇는 역대 세 번째 성과다.
남다른 결실은 정몽규 회장의 '발품 외교' 덕분에 가능한 결과였다. 지난 1월 축구협회장에 취임한 그는 국제 축구사회 영향력 제고와 국제대회 유치를 목표로 U-20 월드컵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이후 아시아축구연맹(AFC)과 FIFA 총회 등 총 15회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17개국 이상을 방문하며 FIFA와 AFC 집행위원, 각 회원국 협회장들을 만나 지지를 부탁했다. 특히 조셉 블래터 FIFA 회장, 제롬 발케 사무총장과는 별도로 수차례 만나 한국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나란히 유치의향서(Declaration of Interest)를 제출했던 11개국은 정 회장의 이런 적극적인 노력에 공감대를 형성, 한국을 지지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U-20 월드컵은 24개국 대표팀이 참가하며 FIFA 주관 성인월드컵 다음가는 중요한 대회다. 전 세계 수십억 명 이상의 축구팬을 시청자로 끌어들여 국가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가치를 상승시키고 막대한 직·간접적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축구협회 핵심과제 가운데 하나인 유소년축구 발전의 토대를 마련, 저변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대회 콘셉트를 청소년 이미지에 맞게 순수함과 청렴함으로 설정할 계획"이라며 "축구계 각종 비리와 차별로부터 벗어나 전 세계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클린 월드컵'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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