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북한의 실세권력자인 장성택의 후임은 누구일까.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실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차기실세에 대한 관심이 주목받고 있다.
국정원은 3일 "최근 노동당 행정부 내 장성택의 핵심 측근들에 대한 공개처형 사실이 확인됐으며, 장성택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지난 11월 하순 북한이 당 행정부 내 장성택의 핵심 측근인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공개처형한 이후 장성택 소관 조직과 연계 인물들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사실상의 2인자 역할을 해온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일 경우 북한 권력지형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장성택은 함경남도 문천군 출신으로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1969년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학하는 등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장성택을 견제했던 인물 중에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있었다. 장성택과 최룡해는 의형제를 맺은 사이로 김정은 체제 출범부터 권력의 양대 축이었으나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과정에서 권력암투로 적지 않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최룡해의 위상이 갈수록 커지면서 장성택의 입지를 흔들고 두 사람 사이에 불협화음설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만약 장성택이 실각하면 향후 김정은 정권은 장성택과 최룡해의 양대 축에서 최룡해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룡해는 김정은 체제 출범을 시작으로 사복을 군복으로 갈아입고 인민군이 '김정은의 군대'로 거듭나는 데 일조했다. 그는 리영호 전 총참모장까지 밀어내면서 지난 2년간 군부에서 유일하게 자리를 지킨 인물이다.
더욱이 오랜 당 관료 출신에다 청년동맹을 이끌면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룡해 천하로 굳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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