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분양사기로 거액을 챙긴 혐의로 르메이에르건설 경영진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르메이에르 건설 정모 회장(62)을 구속 기소하고, 같은 회사 서모 이사(53)는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7년 12월∼2010년 4월 서울 종로1가에 있는 주상복합 건물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내 오피스텔과 상가의 분양자 49명을 속여 분양대금 186억9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군인공제회로부터 1350억원을 빌려 사업을 추진한 르메이에르건설은 2007년 9월 종로타운 준공과 함께 882개 호실의 분양에 나섰으나 60개 호실이 미분양됐다.
르메이에르건설은 이듬해 초 미분양 호실에 대해 앞서 공제회, 대한토지신탁과 맺은 신탁을 해지한 뒤 다시 40개 호실에 대해 KB부동산신탁과 담보신탁계약을 맺고 이를 토대로 농협, 대한전선,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모두 562억원을 빌렸다.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소유권을 넘겨주려면 우선 대출 빚을 갚아 신탁부터 풀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심한 자금압박을 받던 르메이에르건설은 “잔금기일까지 소유권을 넘겨주겠다”, “다른 호실을 대신 분양받으면 연체이자를 면제해주겠다”거나, 준공 전까지 토지신탁에 내도록 했던 분양대금을 “우리에게 잔금을 내면 연체료를 면제해주겠다”고 속여 돈부터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르메이에르건설이 중간에서 분양대금을 가로채는 바람에 오피스텔과 상가를 분양받고도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9월 경영진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정 회장이 2008년 기준 40억원 규모 세금을 체납해 대출에 필요한 납세증명서가 발급되지 않자 이를 임의로 꾸며내 저축은행에 낸 혐의(공문서위조 및 행사)도 적용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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